6월의 긴 태양이 비오는 날씨 중간에도 우리가 여름을 살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정말 비가 늦게까지 옵니다. 긴 태양에 충분한 물을 머금은 나무와 풀들은 제철을 만난 듯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자연은 정직합니다. 창조주가 만들어 놓으신 계획에 따라 열심히 자라고, 열매를 맺고, 최선을 다해 자신을 키워 나갑니다. 우리가 잡초라고 뽑는 한 포기의 풀조차도 그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전적으로 순종하며 사는 한 포기의 풀, 한 그루의 나무를 보며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모습을 보는 날들입니다.

출애굽기의 계속되는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권위에 대한 도전입니다. 몇 일전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물을 마시고, 만나를 먹던 사람들이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였을 때 마실 물이 없다고 또 똑같은 말을 하며 모세에게 대듭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문제는 물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억력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거듭되는 기적을 체험하는 그들임에도, 아침에 분명 만나를 거두어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물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모세에게 돌을 들고 찾아와 대들고 있습니다. 받은 것, 베풀어 진 것에는 관심이 없고 없는 것에만 집중해 있는 그들의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동네북 정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리더로 인정하지 않고, 잘 하면 우리가 따라주고, 아니면 끌어내리겠다는 마음으로 모세를 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권위를 세우시기 위해 많은 기적들을 모세의 손에 의해 베푸셨지만, 여전히 백성들은 모세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고, 그 권위를 세우시는 하나님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 맘에 들게 하면 따르고, 아니면 언제고 냄비 끓듯 분노하고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오늘날을 사는 우리들의 문제도 이 권위의 문제입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기관이나 제도상에 권위가 주어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순복하고 지지를 보내주어야 그 리더가 그 그룹을 잘 이끌어 가게 마련인데, 리더를 세워 놓고는 그 사람을 흔들고 방해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내 마음에 들면 따라 주고, 아니면 반대하고 대들고, 자기 주장대로 튕겨져 나가는 모습을 봅니다. 우리의 이런 모습은 불편한 환경에서 분노하고 대드는 이스라엘 백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제를 생각하며 뿌뜻했던 순간 중 하나는 아웃리치 중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준비되지 않은 여러가지로 인해서 충분히 불평하고 힘든 말을 쏟아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았을 때였습니다. 이런 것이 성숙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이 불평의 영을 떠나보내기 위해 40년을 기다렸습니다. 노예의 근성을 벗어내는 시간이 한 세대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번 주일에도 이 말씀을 주시며 형제와 저에게 기대하고 계십니다. 비록 그들에게는 40 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그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계십니다. 저는 그 열매를 벌써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