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전력으로 복음주의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났던 미국의 테드 해거드(Haggard) 목사가 회개 후 새로운 교회를 맡아 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해거드 목사는 2006년 동성애와 불법 약물 복용 사실이 그의 과거 동성 파트너에 의해 폭로되면서 그가 개척해 영향력있는 교회로 성장한 교인 수 1만4천여 명의 뉴라이프처치(콜로라도 주 소재) 담임목사직에서 사퇴했다.

그래함 목사 부자, 릭 워렌 목사 등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목회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며 전미복음주의협회(NAE) 회장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던 그의 추락에 미 교계는 물론 세계 교계 전체가 충격에 잠겼고, 그는 NAE 회장직에서도 물러난 후 애리조나 주로 옮겨가 치유 훈련을 받으면서 은둔 생활을 했다.

해거드 목사가 동성애 전력 폭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8년 그의 오랜 친구가 담임하고 있는 일리노이 주 오픈바이블펠로우십처치에서의 모임으로, 당시 크리스천포스트(CP)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은 가족들과 교인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죄의 결과로 뒤따랐던 고통과 후회의 시간들 가운데 함께 했던 하나님의 은혜, 변치 않았던 주위 사람들의 사랑이 자신을 진정으로 죄에서 돌이킬 수 있게 했음을 고백했다.

그의 아내인 게일 해거드 여사 역시 그가 가장 수치스러운 불명예 가운데 있을 때 그의 곁을 지킨 많은 사람들 중 하나로, 해거드 여사는 남편인 해거드 목사에 관한 그녀의 책 ‘나는 왜 떠나지 않았는가: 가장 힘겨웠던 순간의 나의 선택(Why I Stayed: The Choices I Made in My Darkest Hour)’을 통해 기독교인의 의무인 사랑과 용서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해거드 목사가 새로운 목회 인생을 시작하는 곳은 그의 옛 교회인 뉴라이프처치가 소재한 콜로라도 주로, 이곳에서 그는 세인트제임스처치에서 목회하게 될 예정이다. 그는 이곳이 “나와 같은 모든 죄인들을 위한 교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소식에 미 교인들 사이에서는 “그는 더 이상 교회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그는 이 타락한 세상에 전할 메시지가 없다”는 비난 섞인 반응과 동시에, “그를 회개하게 하시고 다시 목회자로 세워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긍정적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