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인권운동가의 대모(大母) 도로시 아이린 하이츠 여사(Dorothy Irene Height)가 지난 20일 98세의 나이로 워싱턴 하워드대학병원에서 한 세기에 걸친 생을 마감했다.

1963년 마틴루터킹 Jr. 목사가 “I have a dream”을 연설할 당시 흑인여성국제연맹 대표 자격으로 플랫폼에 함께 서 있었던 하이츠 여사는 그로부터 46년 후인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초청 받아 플랫폼에 섰던 흑인인권운동의 대표적 인물이다.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시민권리가 단지 킹 목사만이 꿈꾸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건”이라며 “이 날이 있기까지 많은 이들의 수고가 있었다”고 밝혔었다.

생전 헌신적인 감리교 교인이었던 하이츠 여사는 시민운동을 통한 인종 화합과 여성평등을 부르짖었던 인물이었다.

1912년 3월 24일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에서 태어난 하이츠 여사는 펜실베니아 주 랜킨에서 자랐다. 이후 15세가 되던 해 모어하우스칼리지에 입학하면서 마틴루터킹 Jr. 목사를 처음 만나 본격적인 인권운동에 발을 내딛는다.

침례교인이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교회의 모든 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는 그녀는 지난 2005년 감리교단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직면하는 일들 중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늘 묵상과 기도를 통해 풀어왔다”고 밝히기도 해 생전 그녀의 신실한 신앙을 짐작케 한다.

1960년대, 흑인여성국제연맹의 대표였던 그녀는 남부 지역 시민들의 유권자등록과 교육, 시민권익운동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무료 학교급식을 제공하며 가난과 싸웠으며, 커뮤니티 정원 가꾸기와 가정 내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이외에도 하이츠 여사는 할렘가 여성 YMCA의 보조 디렉터로 섬겼고, 통합과 화합을 위한 부서의 총책임을 맡았다. 1989년 로날드 리건 대통령으로부터 시민상을 받았으며,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수여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