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아이들이 실제로 먹는다는 진흙 과자

▲철거작업이 진행중인 아이티 대통령궁

▲지진의 여파로 무너진 빌딩들
아이티의 지진사태가 일어나고 벌써 3달이 지나갔다. 그동안 칠레와 중국 등 연속되는 지진 소식이 들려오고 아이티는 이제 정리가 되어가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지난 주 지역 개발 조사 탐사여행을 다녀왔다. 많은 NGO, UN, UNESCO등 세계적인 기관들이 들어와서 많은 작업을 하여서 길은 통하는데 아직도 무너진 빌딩들과 집들은 그대로 있고 복구 작업은 아직 먼 것 같다. 곳곳마다 보이는 텐트 마을들... 길가에 간이로 거적 텐트들도 많고, 여러 NGO들이 세워준 텐트 마을들이 가는 곳곳마다 늘어져 있었다.

작은 산등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시멘트 블럭 집들이 무너져서 중간 중간에 몇 집만 남아있고 이제는 흙더미로 변했는데, 그 당시의 순간들을 생각하니 무서운 아우성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시청, 우체국, 은행, 호텔, 가장 큰 천주교 성당... 중심가의 큰 빌딩들도 다 무너지고, 냄새나는 시체가 쌓여있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중학교를 겸한 학교를 방문했는데 학생들이 건물을 들어가기 무서워하여 텐트에서 간이 교실을 만들어 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때의 충격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섬기고 있는 맘선교회(M.O.M, Messengers Of Mercy)에서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미국 각 지역의 멤버들이 팀이 되어 매주 의료팀이 나가고 있다. 지금은 위급한 환자들 치료보다는 팔로업(Follow-up)이 많고, 빈민가와 늘기만 하는 고아원에서 의료사역을 하고 있다. 우리는 MOM 10차 팀으로 앞으로 성경적인 지역복구와 지속적인 자립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들의 열악한 상태를 뛰어넘어 재앙이 아니라 소망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을 간구하면서 여기저기를 보았다. 도매 시장, 빈민가, 마켓, 정수시스템, 건축 자료, 우물 파기, 적정기술의 접목, 특히 캠페인 중인 태양열 충전 LED 램프 보급 등을 위해 시장, 교회, 고아원, 가정, 학교 등을 방문했다.

모든 것이 필요하고 기본 사회기반이 없는 지역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시작할 수 있다. 매일 길거리 시장은 돌아가고 있고 주민들에게 유익한 필요하고 건강한 것들을 창출해야 한다. 아직 아무도 생각해보지 못한 신기술을 내는 것도 귀하고 영광을 돌리는 것이지만 빈부의 차가 극심한 이 시대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유익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은 적절한 기술(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다. 우리 팀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몇 가지 다음 단계를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꼈다.

‘시티 솔레’라는 아이티 현지인들도 오기 싫어하는 빈민가. 12만 명의 인구가 시궁창, 쓰레기 더미, 진흙 바닥에 살고 있고 거기에 텐트마을까지 집을 잃은 사람들이 더 늘고 있는 형편이다. 건물 복구, 훈련장도 모두 중요하지만 동시에 경작돼야 하는 것은 그들의 마음 밭이다. 지쳐있고, 소외되었던 마음들, 절망에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진정한 정체성을 깨닫게 하고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훈련하는 것이다. 작은 훈련으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일들,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조금씩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새롭게 간단한 기술을 가르치면서 삶을 나누는 일이다.

현지의 김승돈 선교사(Simon Kim)는 이 ‘시티 솔레’라는 빈민가 한복판에 오물로 덮인 땅을 정부에서 얻어서 몇몇 기관들과 함께 직업 훈련소, 다용도센터, 예배당, 마이크로 클리닉 등을 구상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작년부터 준비한 것인데 공사가 시작하는 날 지진을 당하여 그동안 수많은 시체를 치우며 부상자들을 섬기는 가운데 그의 마음은 더욱 소명으로 가득차게 됐다. 어느 선교지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운전, 물건 구입, 일군의 불평, 단기팀 예배와 안내, 의료팀의 무거운 짐들…. 사랑과 섬김의 수고는 더 많아진다. 그러면서도 ‘저는 아주 행복합니다.’, ‘어느 때보다 더 행복합니다!’ 라고 고백한다.

매일 공사장에서 부딪치는 불평들– 왜 내게는 일을 주지 않는가? 괜한 트집들, 뒤쳐지는 스케줄, 계획을 바꿔야 하는 일들. 기업인들이 매일 겪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역인 것이다. 인내로 청지기의 마음으로 회복되고 완성되어 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또 소망하면서 새로운 길과 적정한 기술을 찾아내고 일군들을 함께 인도하고 있다.

MOM과 동역하는 몇 교회에서는 같은 사람이 장기간으로 갈 수는 없어도 여러 사람의 릴레이식 훈련을 생각하고 있다. 마이크로 클리닉에서 할 위생 교육, 엄마들이 작업을 할 수 있게 아이들을 맡길 유아원, 종자돈을 위한 마이크로 융자, 미소사업, 빵 제작 판매, 이발소, 봉제 등. 하나님의 교회에 주님이 모아주신 모든 교우들이 하는 것들이 그곳에도 다 필요한 것이다.

▲지진피해로 희망을 잃은 아이티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먹을 음식을 달라고 손내민 아이티 어린이.

3년 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만났던 현지 교회 7군데에서 마이크로 융자를 훈련하고 있던 Charlmers의 전문가에게 아이티의 사역에 대하여 연락을 했다. 대답은 아직 위기 사역이 지나야 하고 여러 기관들도 함께 조금 더 안정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펼치게 될 마이크로 사업 개발을 위해서 길고도 먼 작업이 우리 앞에 있다. 더 큰 인내가 필요하다. 성령의 충만에서 오는 공교한 기술(출 31:1-5)이 현 시대에 맞게, 빈민가에 맞게 돕는 작업은 우리 하나님의 청지기들만이 할 수 있는 소명이라고 믿는다.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하기를 소원하는 믿음에 근거한 기업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많이 일어나야 한다. 지진 전에도 WHO의 자료를 보면 실업률이 2/3라고 했는데 그나마 돌아가던 운영도 멈춘 것들이 많다. 이런 위기를 통해 하나님의 가족들을 깨우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모든 분야의 최고의 정교한 기술자이시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다. 그 분의 아름답고 오묘하신 창작력을 10%만 얻을 수 있다면 하고 생각했지만 아버지는 말씀하신다. 10%가 무슨 말이냐? 내가 나의 형상으로 너희를 지었는데. 네 마음을 잘 살펴보아라, 그리고 섬기려는 사람들을 묵상해보아라. 그러면 볼 것이다. 용기를 내어 시작해 보렴! 우리 각자에서 주신 고유한 특성으로 섬길 것이 있는 것이다.

그 섬김으로 그들의 웃음이 우리의 기쁨이 되고, 그들의 기쁨이 고장의 회복이 될 것이다. 정교한 기술– 그것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학위가 없어도 말씀과 사랑으로 누구를 일으켰을 때 하나님의 영으로 온 ‘사랑의 기술’인 것이다. 이 일에 동참할 ‘사랑의 기술자’들, 중보기도팀을 찾고 있다.

www.messengersofmercy.org / www.jiyoungblog.com / rhee.jiyoung@gmail.com, 408-313-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