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교회 지도자들이 협의회를 창립하고, 기독교 박해를 비롯한 이라크 교인들이 당면한 문제들에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달 초 가톨릭, 동방정교회, 개신교를 포함한 이라크 내 14개 교파와 소속 교회들의 모든 지도자들은 최근 잇따른 기독교인 피격 사건이 일어난 북부 지역 모술시의 아르메니안정교회 수도원에서 모임을 갖고, 이라크 기독교 교회 지도자 협의회(Council of Christian Church Leaders of Iraq) 발족했다.

새로운 협의회의 목적에 관해서는 “이라크의 교회는 물론, 이 나라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들에 있어서 의견과 입장, 결정을 하나로 모으며, 각 교파가 서로의 고유한 영역에는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이라크에서 기독교의 입지를 강화하고 우리 안에서의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창립 후 우선적으로 다룰 사안으로는,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기독교 박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슬람과의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에서 양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우리의 무슬림 형제 자매들과 대화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할 의향이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이라크 공립학교에서의 종교 교육 문제도 정부 당국과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개선시켜나갈 전망이다.

이외에도, 이라크 최초의 초교파적 협의회는 교회의 문제뿐 아니라 이라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들과 관련해서도 기독교의 공동된 입장을 갖고, 나라 안에서의 영향력을 확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이라크 교인들은 스스로를 자기 집단만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단순한 소수 집단 중 하나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언제나 이라크의 오랜 문명과 역사의 중심에 기독교가 뿌리 내리고 있음을 확인해 왔고,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 왔다”고 말했다.

한편, WCC(세계교회협의회)도 이라크의 새 교회 협의회 발족에 큰 환영을 표했다. 올라프 퓍세 트베이트 WCC 총무는 관련 성명에서, “매우 큰 기대와 소망을 갖고 이 소식을 접한다”며 “이는 이라크 교회의 미래뿐 아니라 이라크라는 한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아주 중대한 발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라크에는 현재 총 인구의 3% 가량인 6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다.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로 불안한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도 증가해 이 시기 이래로 이라크 밖으로 이주한 사람들 중 대다수가 기독교인이었다. 이라크에서는 2003년 기독교 인구가 120만 명이었으나 현재는 그 수가 절반밖에 미치지 못한다. 일부에서는 이라크에서 이같은 복잡한 정파 간·종파 간 분쟁이 지속될 경우 소수 집단인 기독교 인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만 해도 3월 7일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인들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지난 14일부터 약 1주간 5명이 잇따라 살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