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째 열린 NYBC(New York Bible Conference)가 다른 기독 집회들과 확연히 구별되게 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말씀으로 돌아가자!"라는 취지로 모이는 집회라는 점이고, 둘째는 Up State 뉴욕 지역에 있는 다섯 교회들이 주축이 되어 한 마음으로 마련하는 범교회적 집회라는 점이고, 셋째는 모이는 장소가 잠자리나 음식이나 강의실 등 모든 면에서 더 없이 훌륭하다는 점입니다.

이들 중에서 첫째 특징에 관하여는 좀 더 설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신앙인들의 집회가 대체로 말씀 중심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NYBC에서는 매년 2박 3일에 걸쳐 참석자들이 신~구약 성경 중 다섯 권을 자세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신앙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절실히 요청되는 "말씀"이라는 삶의 기초를 철저히 다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NYBC 2010"(1월 14일부터 16일까지)에서는 1) 느헤미야를 송경원 목사님(빙햄튼)이, 2) 다니엘을 지용주 목사님(시라큐스)이, 3) 로마서를 이진국 목사님(로체스터)이, 4) 베드로전서를 김성찬 목사님(버팔로), 그리고 5) 요한일서를 제가 맡아 강의하였습니다. 예년에도 늘 그랬듯 집회 참석자들을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 세 시간짜리 강의를 다섯 번 듣게 하는, 그래서 둘째 날의 경우 강사의 입장에서는 세 번 같은 내용으로 강의를 총 9시간에 걸쳐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짐작헌데 매 끼마다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고, 곧바로 이어지는 강의를 듣고, 또 먹고 그리고 또 듣는 것도 만만치 않겠다 싶지만 먹고 곧바로 강의하고, 또 먹고 강의하는 것은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엄청난 에너지를 요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꼬박 서서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다보면 나중에는 몸이 휘청거리고 몸무게에서 오는 하중을 떠받치던 발바닥은 시큰거리다 못해 심히 찌르는 듯 저리기 일쑤였으니까 말입니다.

둘째 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몸이 가라 안길래 다만 10분이라도 눈을 부칠까 했으나, 오히려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샤워를 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둘러 씻고 저녁 강의를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반부 중간쯤부터 몸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무너져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미소지려 하여도 얼굴이 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만 "말하고 있는 나"와 "말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는 나"가 따로 분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같은 내용의 강의를 세 번이나 했으니까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입에서 말은 따다 거리며 나가고 있기는 했는데 머릿속은 이따금 휑하니 텅 빈 듯 했던 것이지요. 이러다가는 강의하다가 저도 모르게 생뚱맞은 잠꼬대를 하겠다 싶어 겁이 덜컥 났습니다. 그래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짧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게 힘을 주시옵소서!" 그리고 나서 더욱 열정적으로 소리를 높여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너무나도 신기하게 제 몸이 가뿐해지면서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아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새로이 힘을 얻어 그 강의를 마칠 수 있었고, 이어지는 기도회에 참석하여 대략 30여명을 위해 기도해 주고……. 결국 새벽 한시 가까이까지 계속된 그 날의 일정을 무사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벤전4:10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각양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벧전4:11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토록 있느니라. 아멘'

코넬한인교회 담임 전희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