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세상에 처음으로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몇 달 전에 운전면허 퍼밋을 따더니 자기 힘으로 23년된 차를 구입했습니다. 그 차를 집앞에 세워두고 들어 가며 나오며 쳐다봅니다. 그리고 아빠가 운전해보라고 성화를 댑니다. 하루는 그 마음을 알기에 차를 끌고 나갔습니다. 내가 조금 하다가 아들에게 핸들을 주었습니다. 조금 출발하다 시동을 꺼뜨렸습니다.

그날은 기분이 상했는지 차가 후져서 그런가부다고 투덜댑니다. 이게 오토가 아니라 힘들다느니, 오래되서 밧데리가 안좋아서 그렇다느니 혼자 자가 진단을 다 내립니다.

엄마에게 야단은 된통 맞고는 몇 일 잠잠하더니 교회 형님에게 운전 교습을 받는 듯 했습니다.

이제 매일 매일 아빠 내 차 타보라고 성화를 대서 함께 동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동을 꺼먹으면 고생한다고 여분의 밧데리를 차에 실고 갑니다. 얼마나 우스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제법 운전을 합니다. 학교를 가봅니다. 나에게 ‘가고 싶은 곳이 있느냐?’고 몯습니다. 마을을 한 바뀌 돌고 이제는 시내로 나가서 운전을 합니다. 처음으로 도로를 나왔다고 합니다.

마음이 조마 조마 합니다. 23년 된 차라 길에 퍼지면 어쩌나 걱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열심이 연습을 했나봅니다. 약간씩 겁을 내기는 했지만 잘해냈습니다. 오히려 가는 곳마나 속도를 지키느라 계기판을 들려다보고 ‘여기는 몇 마일 존이다. 저기는 몇 마일 존이다’ 설명까지 해줍니다. 옆으로 지나가라 해도 ‘여기는 우회전 차도라 들어가면 안된다’고 내게 가르쳐 줍니다. 가만 보니 교통법규와 신호를 저보다 더 잘지키는 것입니다. 핸들을 두 손으로 꼬옥 잡고, 이리저리 빽미러를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내게 이런 날이 다오는 구나…’ 감사드렸습니다.

아이가 이런 초보 마음을 잊지 말고 운전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러다가 조금 운전에 익숙해지면 속도를 내고, 주변에 주의하지 않고, 상상 운전을 하다보면 사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 생활을 생각해 봅니다. 은혜받고 주님과 첫사랑의 시간을 보낼 때는 어딜 가든 들고 나며 주님을 의식합니다. 잘 계신지? 혹여 실수한 것은 없는지? 고민하며 말입니다.

신호도 두렵고 떨림으로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너무 빨리 가려 하지도 않습니다. 주님 보다 앞서가려 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신호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 신앙 생활에 익숙해 지고 어느 정도 성숙해 졌다 싶으면, 그만 주님 보다 앞서 가려 합니다. 생각도 더 빨라집니다. 주님의 신호보다는 돌아가기를 선택하려 합니다. 빨리가는 것이 은혜라고 착각하며 말입니다.

그러다가 사고라도 나는 날에는 자신의 잘 못보다 환경을 탓합니다.

신앙 생활도 초보 때 처럼만 한다면 결코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초보가 다 힘든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보의 심정은 우리가 항상 지녀야 할 마음의 자세입니다. 미리 미리 차를 타기전에 준비 합니다. 모든 것이 잘 준비되었는지 확인하고 출발합니다.

우리 신앙이 변하지 않고 이런 자세로 믿음 생활 한다면 아마 하나님이 주시는 신령한 복과 세상 복을 다 누릴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에게 익숙함과 편안함은 삶의 운전을 더욱 부드럽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칠 때는 자칫 무질서함과 오만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파괴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 생활은 익숙하게 그러나 마음과 행동은 초보의 심정으로 항상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