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북가주 한인교회들이 공동으로 반대운동을 펼쳐왔던 하비 밀크 데이가 공식화되었다고 12일 발표돼 북가주 교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 가주 주지사는 주일인 11일 그동안 찬반양론이 들끊던 법안 SB572 에 서명했다.

SB572는 동성애자로서는 최초로 고위 정치인으로 당선되었던 하비 밀크(Harvery Milk)를 기념하는 '하비 밀크 데이(Harvey Milk Day)'를 법으로 제정하려는 법안이었다.

정윤명 목사(북가주교회협의회 총연합회 회장, 글로벌다민족선교본부 대표)는 "설혹 법안이 통과되어 공식화가 되었다 하더라도 전체 크리스천들이 협력해서 힘을 합치면 된다. 함께 연대하면 앞으로 나갈 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성교 목사(뉴라이프교회)는 이 소식에 먼저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드렸다. 위 목사는 이사야 60장 2절 "보라 어두움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우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울지라도 오히려 주의 백성이 일어나서 빛을 발하도록 연합해서 기도해야한다. 교회가 연합해서 기도해야한다. 정말 기도해서 부흥이 와야만 이 시대가 바뀔 수 있으므로, 낙심하거나 상심하지 말고 오히려 더 하나님의 긍휼을 입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 특별히 캘리포니아가 하나님의 은총을 입도록 모두가 다 깨어 일어나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학 목사(샌프란시스코한인교회연합회 회장, 상항소망장로교회)는 "복잡한 심경이다. 세상이 아주 혼탁해지니까 각오는 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지난번 프로포지션 8도 크리스천들이 간신히 막았지만 몇년 뒤에 다시 법안이 올라오면 통과가 안된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대통령도 동성 인권에 대해 이야기할 정도니 말이다. 기독교인들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적인 힘에 억눌려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아니라고 이야기하면서 기도해야한다. 기도하는 것 외에 무슨 다른 할 일이 있는가? 기도하면서 주위 동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목사(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는 "기독교인들이 정말 기도를 많이 하고, 성경적인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몇달간 법안 반대운동을 펼쳐온 세크라멘토에 소재한 프로라이프 단체 세이브캘리포니아닷컴(SaveCalifornia.com)은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하는 SB572"가 서명을 받았다"며, "오싹해졌다"고 밝혔다.

본 단체 회장 랜디 토마슨(Randy Thomasson)은 "하비 밀크는 십대 성 약탈자, 일부다처 옹호론자에다가 거짓말장이였다. 감수성이 민감한 학생들에게 전혀 좋은 역할 모델이 될 수 없다. 하비 밀크 데이는 다섯살짜리 어린이들에게까지도 악명높은 동성애 행동주의자였던 하비 밀크의 삶과 가치관을 존경하라고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톨 리소스 연구소의 집행위원장 캐런 잉글랜드도 "캘리포니아 가족들에게 비극적인 뉴스"라면서 "주지사는 주민들의 뜻을 훼손시켰다. 수백만의 캘리포니아인들은 이미 두번이나 전통적인 결혼만이 주에서 인정되기를 원한다고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했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패밀리 카운실도 성명서를 통해 "슈워제너거 주지사가 학생들의 교육적인 필요보다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더 우위에 두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또"SB572는 특정 이해집단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학교가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희생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한국인 성도는 하비 밀크 데이 소식에 "샌프란시스코는 내가 40년전 이민왔을 때만해도 모든 상점이 주일마다 문을 닫을 정도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도시였다. 그 사이 너무나 많이 변했다. 미국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며 북가주의 영적 정황에 대해 통탄스러워 했다.

그간 북가주 지역 많은 한인교회들은 본 법안에 대해 우려를 공유해오며, 교인들이 전화, 우편, 팩스 등을 통해 주지사에게 금번 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도록 격려해왔다.

반면 이번에 법안이 서명된 것과 관련, 법안을 상정한 샌프란시스코 상원의원 마크 레노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즐거운 놀라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하비 밀크 데이가 이제 이뤄질 때가 되었기에" 주지사가 서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비 밀크(1930-1978)는 공직에 있은지 11개월만인 1978년 암살당했으며, 지지자들에게 "게이 운동을 위한 순교자"같은 인물로 여겨져왔다. 특별히 그의 삶을 담은 전기적 영화 "밀크"가 올 2월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2개의 오스카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8월 대통령 명의의 자유훈장이 밀크에게 수여되므로 최근 그의 삶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고조돼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