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무스키’(Ski Shop), ‘버르장머리’(이발소), ‘까끌레 뽀끌레’(미용실), ‘요게 조게’(게장백반 전문점) 등 상점의 이름과 같이 세계도처에 세워져 있는 교회 이름은 나름대로 기발한 발상으로 천태만상입니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이름을 붙인 교회, 마을 이름을 그대로 붙여 지은 교회, 지구촌, 평강, 하나님의 말씀, 맥클린, 타이드 워러, 콜롬비아, 윈체스터, 올네이션, 새 생명, 새 빛, 영생, 등대, 뉴 라이프, 필그림, 하늘로 가는 길, 에덴, 큰 무리..등등 속뜻이 있는 교회이름이 다양합니다. 이름을 기발하게 그리고 의미 있게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이름값을 하면서 세상 사람들과 하나님께 감동과 기쁨과 영광을 안겨 주는 교회일 것입니다.

뉴욕의 Woodside지역에 ‘지옥에 안가는 사람들의 교회’라는 의미의 ‘지안 교회’가 있습니다. 아마도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사람들은 지옥에 가지 않는다는 신앙의 고백으로 교회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신문에 ‘한국 제일 큰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기사가 제목으로 올라왔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큰 교회라면 여의도 순복음 교회가 아닌가? 하는 궁금증과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자세히 기사를 읽어보았는데, 한국에서 제일 큰 교회를 만들겠다는 당찬 꿈을 간직한 어느 목사님이 교회를 개척하고 ‘한국 제일 큰 교회’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개척하고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성도들이 한 사람도 없어 결국 포기하고 교회 문을 닫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리산 끝자락에 경상도 거창군 임불리 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 교회를 개척한 목사님이 그저 쉽게 기억하도록 마을이름을 따서 ‘임불 교회’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마을 이름 임불(臨佛)은 부처가 임한다는 뜻이랍니다. 부처가 임하는 교회라니 어찌된 일입니까!

예수님의 풍성한 축복을 기대하며 세운 풍성한 교회가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와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령의 권능 속에 풍성한 제자의 열매를 맺는 날을 기대하고, 인본주의, 지상주의, 물질 만능주의, 성장주의의 유혹에 사로잡혀 영적 권세가 꺾이고 병들고 나약한 교회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있는 이 어두운 시대에 새로 시작한 건강한 교회가 삶의 목적과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의 은사를 충분히 계발하여 하나님께 예배를 제대로 드릴 뿐만 아니라, 열심히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보람 있는 성도들로 가득 찬 살아 역동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설립 6주년을 맞이하는 ‘버지니아 거광 교회’의 이름에 담겨진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보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씀하기를 거광의 의미가 ‘큰 빛(巨光)’이 아니냐?고 질문하곤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전혀 맞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본래의 의미는 그것보다도 훨씬 깊은 뜻이 있습니다. “거룻배 거(艍)”와 “그물에 가득할 광(茪)”을 쓴 거광 교회는 구원의 방주를 의미하는 노아의 방주와 같이, 각종 물고기를 그물에 가득히 잡아 팔딱팔딱 생명력 있게 살아있는 고기들의 비늘이 찬란하게 비추이는 햇빛에 반사되어 세상을 향해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소망하며 사람 낚는 어부, 구원의 방주를 교회의 사명, 존재가치로 삼았습니다.(누가복음 5장1~11절 참고)

워싱턴 지역 한인교회 협의회를 지난 한해 동안 미력하나마 섬겨 온 저로서는 이런 의미에서 교회 성장과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며 불철주야 고통을 겪고 있는 작은 교회들이 주변에 산재해 있음을 생각할 때, 워싱턴 지역의 대형교회들이 이름에 걸맞게 교회 협의회 중심에 굳게 서서 한인사회와 교계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위치와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여야 할 것이고, 급급한 마음에 자신만을 우선시하는 문과 마음이 굳게 닫힌 활동보다는 모든 이민사회와 한인교회의 미래와 리더쉽, 복음적 사명을 위하여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내어주고 공조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며, 연약한 이웃교회 성도들과 자녀들을 탈취해가는 “꿩 잡는게 매”라는 식의 한탕주의 발상에서 벗어나 모든 열방과 민족이 하나님께 돌아오리라는 원대한 꿈을 간직한 교회답게, 온 누리에 복음이 편만하게 전하여 지도록 주변의 작고 연약한 교회들과 손에 손을 마주 잡고, 거룩한 빛을 세계만방에 나타내면서 갈보리 산 골고다 언덕까지 모든 지역교회들이 더불어 올라갈 수 있도록 십자가를 함께 지고 리드하며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하여 진정한 이름 값을 하는 교회들이 되는 날이 속이 다가오기를 또한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