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갑작스럽게 복숭아 농장으로 교인들과 나들이를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 동안 먹어보지 못한 복숭아를 맘껏 먹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얼마나 맛있고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얼굴이 벌겋게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그냥 몰두해서 복숭아를 따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금까지 먹은 복숭아들이 좀 작은 것입니다. 그리고 가만 주변을 둘러보니 복숭아나무는 많은데 열매가 별로 없는 것입니다. 물어봤더니 우리가 늦게 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와서 다 따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냥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따서 먹고, 모으고 있는데 우리교회 젊은 집사님이 “목사님 사람들이 제일 맛있는 것들만 남겨놓고 갔어요”하는 것입니다. “그게 어딨는데”했더니 나무를 가르치면서 “저기 제일 위에 손 안 닿는 곳에 있는 저 복숭아들 맛이 제일 좋은 거에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증말이냐 한번 따 봐라”고 했더니 그걸 올라가서 하나 따옵니다.

크기부터가 달랐습니다. 뭐 맛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그 맛을 즐기면서 또 다른 은혜를 경험합니다. “아 은혜만 높은 곳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맛도 높은 곳에 있구나”라고 말입니다. 삭개오가 뽕나무에 올라가서 주님을 만나고 은혜를 누렸는데, 예수님의 제자들 중 세 명을 부르셔서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셔서 은혜를 경험하게 하셨는데, 모세를 따로 부르신 하나님이 시내산 꼭대기에서 은혜를 경험하게 하셨는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막 밀려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그 나무에 올라가서 복숭아를 따던 집사님이 발을 헛디뎌서 그만 나무에서 떨어질 뻔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괜찮은지 물었더니 괜찮다고 합니다. 다행스러웠습니다. 그걸 보면서 맛있는 복숭아를 먹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야 하고 그 일을 하는데도 위험이 따르는 구나, 아니 예수님의 변화산 은혜를 경험하기 위해 아마 제자들은 예수님과 같이 산으로 올라가는 수고를 해야 했을 것이다. 남들은 땀 흘리며 가고 싶어하지 않고,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들을 해야 했겠구나…누가 뽕나무에 올라가고 싶어하며, 누가 힘들여 산으로 올라가고 싶어할까?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예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도우심을 누리는 것이 때로는 아주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은혜를 더 깊게 누리려면 우리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때론 올라가다 발을 헛 딛을지도 모릅니다. 사고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올라가서 주님의 뜻을 구하면 그곳에서 누리는 맛과 기쁨이란 말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있는 그늘에서 안주하지 맙니다. 그곳에서만 은혜를 누리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려고 하지 맙시다. 그것은 작은 기쁨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더 큰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도우시는 은혜의 기쁨과 감격을 경험하길 원하신다면 수고를 아끼지 마시고 올라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앞에 있는 나무로 올라갑시다. 여러분 앞에 가로막힌 산으로 올라가보시길 바랍니다. 그곳에 주님의 놀라운 은혜가 기쁨의 맛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위험을 무릎 쓰고 올라가지 못했다면 그 동안 먹어보지 못한 최고의 맛난 복숭아를 먹어보지 못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