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Leadership)! 요즘 참 인기 있는 주제입니다. 그래서 관련된 책도 끊임없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제 사무실에도 리더십 관련 서적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또 구입했습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주제별로 정리하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성공하는 리더의 8가지 셀프 리더십 Key’라고 소제목을 잡았습니다. 리더(지도자)는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알아야 다른 사람을 다스릴 수 있는 리더가 된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셀프 리더십’(지도자의 지속적 자기 개발(훈련)을 통한 영향력)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셀프 리더십의 영역으로 8가지를 제시하는데, 길지 않으면서도 흥미롭게 개론적으로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그 8가지를 나누기 전에, ‘자기 개발’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하나 읽고 가겠습니다.

엘버트 데이의 『훈련과 발견』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에는 반드시 훈련이 포함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믿음이란 간단히 ‘모든 것을 예수님께 떠맡기는 것’이 아니다. 믿음이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한다고 요란스럽게 떠들어 대지만, 정작 하나님의 은혜는 자기 훈련의 미덕을 실행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사실 저도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세상의 성공을 위한 처세술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글을 묵상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지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훈련 받고, 맡기는 훈련을 할 때 온전한 믿음을 소유하게 되고, 크리스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글을 보며 좋은 접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혹시 ‘리더십’에 대해 저처럼 조금 부정적인 생각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지 않고 책을 읽으면 얻을 것이 별로 없잖아요. 노벨상을 받은 위인들의 두 가지 공통점도 ‘긍정적인 사고’와 ‘독서’였다고 하니, 멋진 인생을 살고 싶은 분들은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독서를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책을 읽을 수가 없죠? ‘톱날을 간다’는 개념을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두 명의 나무꾼이 산에서 나무를 베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명의 나무꾼은 나무를 베다가 틈틈이 톱날을 갈곤 했습니다. 당연히 다른 나무꾼에 비해 속도가 뒤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열심히 나무를 베던 나무꾼이 말했습니다. “이보게, 그렇게 쓸데없는 일 하지 말고 얼른 나무 한 그루라도 더 베도록 하게. 벌써 해가 뉘엿뉘엿 저가네.” 하지만 톱날을 갈던 나무꾼은 그저 웃기만 할뿐 계속 톱날을 갈았습니다. 해가 거의 다 저물어 간 뒤 두 사람은 벤 나무의 양을 세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톱날을 갈지 않고 내내 톱질을 한 나무꾼의 양이 쉬엄쉬엄 톱날을 갈면서 나무를 벤 나무꾼의 것보다 적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아시겠죠?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은 나무만 베던 나무꾼처럼 삽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 파묻혀 무뎌진 톱날을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죽어라 나무만 베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톱날을 갈지 않은 채 나무만 베려는 노력은 결국 자신을 지치게 합니다. 리더(지도자)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 이제 자주 언급되는 단어에 대해 이해했으니 8가지 Key가 무엇인지 보겠습니다.

첫 번째 Key는 ‘영성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저자는 영성을 ‘하나님과의 친밀함’이라고 표현합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실재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 단원에서 영성 개발을 위해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 중 한 가지인 ‘성령님을 인정하고 환영하며 교제하라’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중국 선교의 선구자인 허드슨 테일러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중국에서 와서 평생을 헌신했는데, 이런 질문을 받았답니다. “어떻게 일생을 선교사로 보낼 수 있었습니까? 그러면서도 행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의 행복의 비결은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연주자는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에 악기를 조율합니다. 음악회가 끝난 뒤 조율한다면 어리석은 일이죠.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성령 하나님과 교제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나의 생각을 맞추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면 인생이 보람되고 행복해지게 마련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영성이 좋아지려면 어딘가를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도원, 수도원, 최소한 교회 기도실….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분명히 그곳은 시끄럽고 분주한 세상보다는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 속에서 얼마든지 영성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시선이 하나님에게 얼마나 온전히 맞추어지느냐에 있겠지요. 한쪽 눈은 세상을 보고, 한쪽 눈은 하나님을 본다면 우리는 영적인 사시가 될 것이고, 두 눈을 모두 온전히 하나님에게 맞추는 훈련을 한다면, 우리의 영은 항상 풍성할 것입니다.

두 번째 Key는 ‘지성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오랫동안 기독교계에서는 영성과 지성을 대립적인 관계로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청교도인, 존 웨슬리, 조나단 에드워즈 등은 영성과 지성을 잘 조화시켰습니다. 그들은 지적 활동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최선을 다해 공부한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마음으로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목적의식 없이, 왜 하는지도 모르는 괴로운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나는 하나님의 자녀이니 최선을 다해서 공부해야지!’라는 마음을 갖고 한다면, 분명 하나님의 은혜는 더 크게 임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자는 지성 개발을 위해 ‘독서’를 강조합니다. 삶을 변화시키는 가르침으로 유명한 하워드 헨드릭스 박사는 “독서가는 리더요. 리더는 독서가다”(“Readers are leaders and leaders are readers.”)라고 말했고,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는 “뚜렷한 기억보다 흐릿한 잉크가 더 오래간다.”고 말하며 독서 후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가졌다고 합니다. 싱가포르가 세계 일류 국가가 된 것은 이러한 리더의 노트를 통해 가능했던 것이지요.

꽤 규모 있는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집사님 사업장에 심방을 갔다고 도전을 받은 것이 있습니다. 신입사원이 입사를 하면 회사 신용카드를 준답니다. 그리고 사고 싶은 책을 사서, 독후감을 쓰게 한답니다. 공부와 훈련을 거부하는 사람은 광고 회사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 책값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참 멋진 리더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날 심방 이후 두 딸에게 책을 많이 사 줍니다. 넉넉하지 않아도 책 구입에는 투자합니다. 그리고 쉬는 날에는 함께 도서관을 가서 책도 읽습니다. 좋은 습관과 영향력이 두 딸에게 생기기를 기도하면서….

세 번째 Key는 ‘인성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리더의 지위와 재력을 보고 따라가지만, 인격에 실망한다면 진실한 마음으로 따르기 어렵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단락에서는 ‘존 맥스웰의 리더십 5단계’가 주목되었습니다. 1단계는 ‘지위’입니다. 사람들은 리더의 지위를 보고 따르는 것입니다. 2단계는 ‘허용’입니다. 이것은 리더를 좋아해서 따르는 것입니다. 자기가 따르기를 허용한 것입니다. 3단계는 ‘성과’입니다. 리더가 조직을 위해 이루어놓은 업적을 보고 따르는 것입니다. 4단계는 ‘인물 개발’입니다. 리더가 자기를 개발시켜 주기 때문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5단계는 ‘인격’입니다. 사람들은 리더의 인격에 감동하여 따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인격이 리더십의 최고 단계라는 주장입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가정에서 나는 인격적인 가장입니까? 사업장에서 나는 인격적인 (중간)리더입니까? 따뜻한 마음을 가진(인격적인) 리더들이 크리스천 가운데 넘쳐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네 번째 Key는 ‘전문성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대작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어느 날 미켈란젤로가 높은 성당 천장에 매달려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아주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리던 사람들이 마침내 인내를 잃어버리고, “대강 하시죠. 밑에서는 보이지도 않을 것을 누가 알아준다고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 그 때 미켈란젤로가 대답합니다. “바로 제가 압니다.”

하루하루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있을까요? 저를 포함해 대부분은 ‘지금까지 해온 노하우가 있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하면 될 거야.’라는 생각이 대부분일 겁니다. 저는 “바로 제가 압니다.”라는 문장이 너무나 뜨겁게 다가 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열심히 전문성을 키우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이정도면 됐어’가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매일매일 더 성숙해지는 인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섯 번째 Key는 ‘사회성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저자는 여기서 ‘미인대칭’을 기억하고 실천하면 사회성(관계)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소, 인사, 대화, 칭찬’입니다. 2000년부터 “미소로 인사하고 대화로 칭찬합시다.”라는 표어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감리교회의 한 목사님에게서 힌트를 얻은 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저는 그 목사님에게서 얻은 힌트라면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만큼 부지런히 정보를 얻어서 응용하려는 교회성장연구소의 노력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내가 만나는 사람 앞에서 미인대칭을 한 번 실천해 보세요. 분명 사회성이 더 좋아질 것이고, 관계의 회복이 있을 겁니다.

여섯 번째 Key는 ‘체력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스페인 격언에 “자신의 건강을 돌볼 겨를이 없는 사람은 공구를 손질할 시간이 없는 기술자와 같다”는 것이 있답니다. 저는 지난 해 여름 많이 아파서 두 주간을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습니다. 평생 건강하게 살다가 입원을 경험하니 체력(건강)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되더군요. 아무리 사역을 열심히 하고 싶어도 몸이 감당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임을 깨닫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체력도 신경 쓰는 지혜로운 크리스천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곱 번째 Key는 ‘시간 관리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어떤 은행에서 매일 86,400원을 우리 계좌에 넣어 준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그런데 그날 쓰지 못한 돈은 다음 날로 이월하지 않고 전부 환수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1원도 남김없이 열심히 사용할 것입니다. 86,400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시간 은행에 넣어주시는 ‘초’(second)입니다. 다음 날로 이월할 수 없는 하루하루의 선물입니다. 당신은 이 선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마지막 여덟 번째 Key는 ‘조직 관리의 톱날을 갈아라.’입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라’는 주제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의 말입니다. “모든 의견을 말함에 있어 상대방이 자랑하는 점을 과장하고, 부끄러워하는 점을 절대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이미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그 과실을 거리낌 없이 말해서는 안 된다.”

참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상대방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크게 보고 칭찬할 수 있는 조직 관리를 하면 그 사람이 진짜 리더로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저에게 참 도전이 되는 문장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리더십을 위한 8가지 Key를 제시한 후, 셀프 리더십의 대가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부록에 넣었습니다. 영성과 지성에 대해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전문성 개발에 대해 공병호 소장(공병호 경영연구소장), 셀프 리더십 활용에 대해 지승룡 대표(민들레영토). 개인적으로 지승룡 대표(목사)의 생각에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목회자 뿐 아니라 평신도도 읽기 좋습니다. 깊이 있는 책이 아니고 개론적인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루하게 쓴 책이 아니라 예화나 좋은 글들이 많아서 줄도 많이 쳤습니다(저는 형광펜으로 줄을 치고,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하며 독서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제 더위가 조금씩 물러가고 있죠? 책 읽기 좋은 가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양서(良書)를 통해 리더십이 풍성해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습관 속에 파묻혀서 무딘 톱날을 사용하는 게으른 목자가 아니라, 바쁘고 힘들더라도 예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톱날을 갈고 싶은 이훈 목사.

이훈 목사(분당 만나교회 국내선교부) lhlj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