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가정 문제와 상담에 몸담아 온 전요섭 목사(성결대 상담심리학, 기독교 상담학 전공주임교수), 황미선 사모(한양대학교병원 원목) 부부의 책 「아하! 행복한 가정이 보인다!-가정문제해법」에 실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부부는 한국가정상담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행복한 우리집」에 수년 동안 가정 관련 글을 연재했고, 이를 모아 책으로 펴냈습니다.

“여보, 정말 남자와 여자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것 같아!”
“아,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지!”
“그러게 말이에요.”
“그래서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말도 있잖아!”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가 있죠?”
“서로 다르니까 함께 살 수 있는 거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말이야. 그리고 그게 창조섭리 아니겠어?”
“그렇겠지요?”

결혼 전 임신한 여성을 대상으로 “왜 성관계를 가졌는가”라고 물으면 90% 이상이 거의 같은 답변을 한다. “그 남자를 잃지 않기 위해 몸을 줬어요”라고 말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나를 사랑한다면 왜 몸을 주지 못하느냐?”라고 여자에게 윽박지른다. 여성들은 남자들의 그 말에 자신의 남자를 놓칠까봐 몸을 주게 되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성적 동기에서 성관계를 맺지 않는다. 정작 몸을 주고 나면 남자의 태도는 변하는 게 일반적이다. 더욱이 여성이 임신을 하면 남자는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 한다. 혼전 성관계 후 헤어지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많다. 남성과 여성은 성에 있어서 그 성향에 많은 차이가 있다.

남성은 육체적 행위 지향적이고 성기 중심적이지만, 여성은 감정적이며 분위기 지향적이다. 남성은 시각적, 후각적이어서 밝은 것을 추구하고 여성의 몸을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여성은 촉각적이며 언어적이어서 어두움을 추구하고 성을 듣고 느끼려 한다. 남성은 존경과 존중을 원하지만 여성은 이해와 사랑을 원한다. 성적 반응에 있어서도 남성은 쉽게 흥분하고 억제가 어려우며 대체로 주도적이지만 여성은 서서히 흥분하고 억제가 가능하며 피동적이다. 남성은 격렬함과 극치를 추구하지만 여성은 하나 됨을 확인하고 싶어 하며 은은함을 추구한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녀가 생물학적으로 다른 이유는 남성 호르몬의 분비량이 여성보다 10에서 20배 정도 더 많기 때문이다. 남성은 성욕이 더 충동적이다. 남성의 성욕은 30세 이후부터 감퇴돼 40세에 급격히 감소한다. 청년기에는 성적 상상만으로도 발기 되지만, 나이가 들면 그렇지 않고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며 사정하는 힘도 약해진다. 여성도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성충동이 증가해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는 남성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초과하기도 해 부부간 성적 리듬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성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는 성반응의 속도차이다. 남성의 성감은 사정 후 급격히 감소하여 더이상 성에 대한 생각을 상실하는 반면 여성은 지속적이고 후희(後戱)가 요구된다.

부부간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남녀간 차이는 매우 크다. 남성은 직설적이며 결론적이다. 하지만 여성은 은유적, 투사적 표현을 한다. 즉 여성은 돌려서 말을 하는 특징이 있어서 남편에게 화가나면 “당신은 집에 있을 때 창문 청소도 좀 하고 그러지, 저게 뭐예요? 모든 걸 다 나보고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내가 진심으로 창틀 먼지를 치우지 않아서 남편에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여자들은 한번 심사가 뒤틀리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직설적인 말보다 다른 사물이나 행동 등에 투사해 불평을 드러내는 심리적 특징이 있다.

또 남자는 백 마디의 말을 한 마디로 압축해서 말하려고 한다. 그래서 남자들이 말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여성은 한 마디의 말을 백 마디로 풀어서 말하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남자는 한쪽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버리지만, 여성은 양쪽 귀로 들어서 입으로 말이 나온다”라고 했다.

복장도 여성은 독특한 것을 착용하고 싶어 하지만 남성은 다른 사람과 비슷한 옷을 입고자 한다. 그 이유는 남성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일부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들에게서 “알다가도 모를 게 남편(혹은 아내)다”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렇게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존재인 남녀를 서로 충분히 이해해야만 행복한 부부생활을 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