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로 다른 교단의 신학대 교수 70인이 함께 논문을 발표했던 ‘칼빈탄생기념학술대회’와 장로교 27개 교단이 한 자리에 모였던 ‘한국장로교의 날’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운동에 촉매제가 됐다.

두 행사를 치르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교단들을 아우르며 준비해왔던 요한칼빈탄생5백주년기념사업회(대표회장 이종윤 목사) 는 7일 오전 7시 서울교회에서 평가회를 갖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준비위원장 이양호 박사(전 한국칼빈학회 회장), 실행위원장 안명준 박사(평택대) 등이 참석했다.

칼빈탄생을 기념하는 행사들은 1년간의 준비 끝에 5월 12일 장신대에서 프랑스 조각가가 참석한 가운데 칼빈 흉상 제막식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6월 21일 기념예배 및 기념음악회, 22일 72명의 신학자가 참여한 학술심포지엄, 칼빈 연구 공로자 6인 시상식, 기념도서 <칼빈신학2009> 기증식 등을 가졌으며 이외에도 <기독교강요> 기증식, 칼빈 기념우표 발행, 칼빈 문진 제작, 한국장로교의 날 행사, 장로교회 지도자 간담회 등 풍성한 순서가 마련됐다.

교수 70인의 논문, 신학계 및 교단 연합·일치에 공헌
이종윤 목사 “이종성·한철하 박사님 악수에 눈물 나”


이번 기념행사들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촉박한 일정 가운데 다소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한국장로교회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학문적 연구와 논의, 그리고 연합을 위한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장로교단이 한국교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뿌리가 되는 칼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70인 교수들의 논문을 책으로 출판한 일은 한국 신학계에 크게 공헌한 점도 인정됐다. 70인에는 모든 장로교 신학대의 교수들이 골고루 참여했다는 점은 장로교 연합과 일치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서울교회에서 열린 기념예배와 음악회는 이번 행사를 더욱 빛나게 하였고, 개혁주의 예배와 칼빈이 드렸던 방식의 성찬식을 재현하고 경건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질서 있게 진행되었으며, 특히 한국장로교의 날 행사는 예배 순서 담당자들의 교단 안배가 적절하게 이뤄졌고 예배의 전문성이 크게 고려됐다.

한편으로 이종윤 목사는 “이종성 박사(한국기독학술원, 장신대 명예교수)님과 한철하 박사(전 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님이 한 자리에 만나 악수하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며 “두 분은 서로 신학적 입장의 차이로 굉장히 대립하셨던 분들이다.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소회했다.

대회 전문성·인프라 구축, 신학 발전에도 큰 도움
지속적 세미나 개최, 교단간 정체성 및 연합 연구


전문성이 요구되는 신학 행사가 대규모로 진행된 것은 신학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한국칼빈학회 회장 최윤배 교수(장신대)는 “신학자들이 그동안 인프라 구축 부분에선 많이 약했었는데 서울교회가 한 곳에 본부를 제공해주고 성도들과 교역자들이 많은 도움을 주는 등 선배 목회자들이 토대를 마련해주어 너무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인프라가 잘 마련되면 4, 50대 신학자들이 더 발전적인 일들을 감당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념사업회는 “장로교 지도자 간담회에서 이번 행사의 열매를 추수케 된 것이 큰 결실”이라며 일회성이 아닌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지속 가능한 운동으로 발전시켜나가도록 했다는 점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이종윤 목사가 장로교단의 실제적인 연합과 일치를 위한 방안으로 ‘3단계론’을 제시하기도 했으며 ‘연합과 일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로교회 연합의 당위성’, ‘어떻게 연합할 수 있을까’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가 오고가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이와 관련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개최될 한국장로회신학회에서 각 교단의 교회사 교수들이 모여 교단들의 역사와 정체성을 확인하고 연합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아울러 기념사업회는 일본에선 이미 1988년 칼빈의 시편찬송가가 완역되어 불리고 있고 칼빈의 저서 59권이 2006년 모두 완역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 신학계의 발전을 위해 칼빈 저서 번역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념사업회 역시 앞으로도 존속되어 한국교회와 신학계 전반의 일치 운동을 도모하기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