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부부합창단은 시카고 교계의 명물이다. ‘시카고 지역에서 가장 잘 되는 목회자 연합 모임이다’, ‘실력이 수준급이다’는 등 목사부부합창단을 수식하는 많은 말들이 있다. 매주 월요일이면 아가페교회에 모여서 연습하는 목회자, 사모의 수만 대략 3-40명에 이른다. 하는 일도 많다. 교계의 왠만한 행사에는 꼭 나온다. 교협, 교역자회가 주관한 신년하례예배에서도 찬양했다. 오는 4월 27일 시카고한인교회에서 열리는 PCA한인교회협의회 총회 때에도 찬양한다. 할렐루야대회 때에도 찬양할 계획이다. 6월, 10월, 11월에는 양로원 위문공연이 있고 8월 16일에는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11월 4일부터는 7일까지는 시애틀 지역에서 연주회를 한다.

목사부부합창단을 한 마디로 묘사하라면 일단 “꽤 시끄럽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매주 정기 연습은 식탁교제부터 시작된다. 이민교회 안에서 기지개 한번 맘 편히 못 켜는 목회자, 사모들은 여기서 모든 것을 털어 버린다. 일주일동안 겪었던 힘겨움도, 무거운 짐도 복음을 함께 전하는 이민목회 동지와 함께라면 시원히 말할 수 있고 오히려 신나게 웃을 수 있다. 지난 4월 첫째주 모임에도 약 40여명이 참석했다. 생각해 보라. 40명이 쉬지 않고 웃고 말한다면 어떨지. 만나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곳이 목사부부합창단이다.

두번째는 “참 고백적이다.” 설교가 선포라면 찬송은 고백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말씀으로 선포하는 것이 목사의 소명이라지만 매주 반복되는 설교가 목회자를 지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부인하지 않는 사실은 “목회자도 인간”이란 점이다. 평신도와 다른 것이라면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기 위해 선택된 종이란 점 하나뿐이지 연약하긴 마찬가지다. 설교 때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대언하고 선포하지만 강대상에서 내려 오면 자신의 삶이 자신의 설교와 비교돼 자책하고 회개하고 울기도 하는 존재다. 사모 역시 그렇다. 앞에서는 성도들을 섬기고 온갖 투정을 다 받아 주어야 하지만 돌아서면 흐르는 눈물을 주체 못하는 존재다. 이 자리에 모인 목회자와 사모들은 자기 안에 있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백들을 찬송으로 끌어 올린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목사부부합창단의 찬송을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이들 안에 있는 진지한 고백임에 분명하다.

▲목회자와 사모들이 전성진 목사(제일 앞)의 지휘에 맞추어 열심히 악보를 읽고 있다.
세번째로 역시 목사부부합창단을 말할 때 물론 실력을 빼놓을 수 없다. 실력 뒤에는 역시나 맹훈련이 있다. 지휘자 전성진 목사의 주문도 까다롭거니와 그 주문을 소화하려는 목회자, 사모들의 열심도 대단하다. 요즘 신학계에서는 스토리텔링적인 설교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고 하는데 찬양도 그럴 수 있을까? 전성진 목사는 지휘봉을 들면 영락없는 이야기꾼으로 변한다. 그는 곡을 읽고 이야기로 만들어 가며 지휘봉을 흔든다. 그의 지휘봉이 가는 곳에서는 물감 방울이 터지듯 소리가 그려지고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그려진 소리를 완성시켜 가다 보면, 3시간 연습이 그냥 훌쩍 지나 버린다.

많은 성도들이 목사부부합창단이 무대에 오른 모습을 보고 큰 은혜를 받지만 사실 무대에 오르기 전 연습하는 모습을 보지 않고는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찬양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힘들다. 그렇게 오늘도 목회자들의 교제와 고백, 연습은 밤이 맟도록 계속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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