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독교 신앙은 그리 자유롭지 못했으나, 기독교는 개혁개방 이후 지난 30여년간 학술적인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북경대학교 장즈강(張志剛) 교수가 말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서리 장영일 박사)는 북경대학교와 함께 11일 오후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한중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동아시아 종교전통의 기본특징”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즈강 교수는 ‘중국대륙 학술계의 기독교 연구에 대한 회고와 성찰-개혁개방 이후의 학술성 평론에 착안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며, 중국의 기독교 학술 환경에 대해 고찰했다.

장즈강 교수에 따르면 지난 1978년 개혁개방 후 중국은 기독교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고, 기독교 학술계가 중국의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 또한 커졌다.

장즈강 교수는 “중국은 예전처럼 마르크스적 시각에서 종교를 아편과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기독교 또한 점차 하나의 문화로 인식해가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학자들이 기독교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로 장즈강 교수는 중국 학술계의 ‘민족적 열정’을 꼽았다. 장즈강 교수에 따르면 중국 학술계는 개혁개방 후 중국이 모든 면에서 서방에 뒤처졌다고 판단, 그들을 배우자는 민족적 열정을 가졌다.

“근대 문화의 발원지인 서방의 원천은 기독교였고, 따라서 중국 학술계가 기독교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장즈강 교수는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내 기독교 인사들로부터 “신앙 없이 단순히 학술적 활동에만 그친다”는 비판을 받지만, “과거 중국에서의 기독교 인식과 세계 역사적으로 기독교가 갖는 의미를 고려할 때 중국의 기독교 학술적 관심은 분명히 주목할 만한 대상”이라고 장즈강 교수는 전했다.

한편, 장즈강 교수는 “그러나 현재 중국의 기독교 학술 연구는 대부분 비기독교인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독교를 연구함에 있어서 반드시 신앙적 체험이 필요한가를 두고 중국 내에서도 여러 주장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즈강 교수는 “신앙인이든 아니든 학문적 차원에서는 보다 개방적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독교를 연구함에 있어 연구자의 자격 여부를 지나치게 신앙과 결부시키지 말자는 제안이다.

한편 이날 장즈강 교수의 발제에 앞서 장신대 장영일 총장(서리)이 인사말을 전했으며, 로우위리에 박사(중국 북경대학)가 ‘본토적 문화전통에 어울리는 종교학 연구이론의 탐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