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창, 김상옥, 이혜경, 이승희, 소영재, 송민희, 장효기, 장미숙, 김정학.
월요일 저녁 장례식이 시작되기 직전 차례로 도착하신 한빛지구촌교회 가족들입니다. 멀리 엘에이까지 오셔서 위로해 주시고, 마침 엘에이에 계시던 교우들이 함께 동참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반가운지요. 작은 장례사 채플이 가득찬 느낌이었습니다. 김수창 집사님 내외는 바로 밤비행기로 돌아가시느라 식사도 서둘러서 하시고 일어나셔야 했습니다.

어머님께서 엘에이에서 출석하셨던 온누리교회 유진소 목사님과 모친상 소식을 듣고 쾌히 승낙해 주신 강준민 목사님이 설교를 맡아 주셨습니다. 평생을 주께 헌신하셨던 어머니 가시는 길에 큰 축복과 은혜를 누리는 말씀을 선포해 주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주변 작은 개척교회에 출석하셔서 섬기셨습니다. 심장병으로 죽을 목숨 살려 주셔서 주님의 일 하시겠다고 목회자의 길을 시작하신 어떤 목사님의 간증을 라디오에서 들으시고 그 교회를 찾아 가신 것이었습니다. 만리나 떨어져 있는 아들 대신에 아들 노릇해 주신 목사님께서 사회를 보시고 하관예배를 맡아 주셨습니다. 그 동안 함께 섬기시던 교회 가족들, 함께 선교를 위해서 기도하시던 중보기도 사역자들 등 주변에 뿌려 놓으신 섬김과 사랑의 관계들이 모두 모여서 가시는 길을 전송했습니다.

우리교회 박정수 집사님이 부친상을 당해 장례일정이 월요일 화요일로 겹쳤습니다. 3시간 시차에 맞춰서 버지니아에서 장례식 잘 되고 있는 지 박정수 집사님과 통화하면서 장례식을 겹으로 치르는 듯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 돌아가신 바로 다음날 처형의 장인이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장인 어른의 경우는 사위 두 사람의 부모가 하루 차이로 장례를 치르게 된 것입니다. 사돈의 장례 일정은 저희 어머니와 같은 묘지에서 하루 늦게 잡혔습니다. 어머니 하관 예배를 치르고 조객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는 바로 이어서 저녁에는 사돈 댁의 장례에 참석했습니다. 낯설지 않은 두 분이 같이 가려고 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 두명을 데리고 갔습니다. 학교는 3일을 빠졌지만, 믿음의 유업을 이을 자손으로 친 할머니 가시는 길을 꼭 보여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동안 잘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생애를 조각 조각 들으면서 성도의 삶, 헌신된 하나님의 종의 삶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엘에이에 큰 비가 오고 주변에 폭풍이 몰아 닥쳤습니다. 월요일부터는 맑게 갠 날씨에, 많은 비로 스모그까지 모두 씻겨 나가 드물게 청명한 하늘이 열렸습니다. 멀리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연안 산맥의 산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 섰습니다. 폭풍과 같은 인생, 더러운 것을 씻어 내는 늦은 비와 이른 비처럼 인생을 살다가 가시는 길에 천국의 영광과 안식이 펼쳐지는 듯 했습니다. 이제는 빛으로 가득찬 천국이 멀지 않아 손에 잡힐 듯 가까워 질 것 같습니다.

<위 칼럼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과 합의하에 전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