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교회개혁 506주년이다. 개혁교회의 사명은 그 개혁을 항상 현재진행형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은 한 번의 사건(event)이 아니라 계속 진행하는 과정(process) 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목욕은 한 번으로 끝났어도, 손발과 얼굴은 매일 수시로 닦고 씻어야 한다. 예수님이 성만찬 시행 전 베드로의 발을 씻어 주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주님 그러면 발 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주십시오"하고 간청하자 "목욕을 한 사람은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고 말하셨다/ If you've had a bath in the morning, you only need your feet washed now and you're clean from head to toe/ 요 13:10).

예수님은 위생적인 깨끗함(hygiene)이 아니라, 거룩함(holiness)에 관심을 갖고 계셨다. 우리 교회를 생각해보자. 건강한 교회인가, 위대한 교회인가? 성숙한 교회인가? 거룩한 교회인가?

교회의 운영에 대해 감격하고 기뻐하고 보람스럽고 자랑스러운가, 혹시나 그 반대는 아닌가? 주일이 기다려지고 그립고 기대가 되는가? 무엇이 우리 교회의 매력이고 자랑거리인가?

명승지를 여행하거나 맛집에서 좋은 식사를 하고 나면 배우자나 부모 및 자녀를 모시고 다시 한 번 가고 싶고, 구경시키고 싶고, 맛보게 하고 싶다. 우리 교회도 그러한가? 누군가 아는 이에게 꼭 한 번만 와보시라고 강권할 수 있나? 

혹시 그게 아니라면, 빨리 개혁하고 바꿔야 한다. 나도 기쁘지 않은데, 누구에게 전도하고 초청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이나 교회나 기관이나 나라나 똑같이 응당 할 일을 안 하면 응당 해선 안 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라나 사회나 국회나 정당 사람들이 탈선하고 문제가 있어도 위로해주고 힘을 넣어 줄 교회가 신선하고 순결하고 정당하다면, 주일마다 위로받고 회복하고 재충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교회가 스트레스 해소보다 스트레스 가중처가 된다면 절망이다.

몇 주 전 한 방송에서 담임목사 한 분과 신학대 교수 한 분의 대담 토론이 있었다. 가나안 교회 문제, 교회 쇠퇴, 교인 감소 해결 방안을 다루고 있었다. 양적 감소와 질적 저하로 인해 사회(미신자)에게 신뢰도가 많이 추락됐다고 진단했다.

지난 10년간 196만 명의 신자가 줄었고 특히 코로나19의 3년간 60만 명이 줄었다고 한다. 30-40대(허리층)도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반종교적(종교무관심/ 종교혐오)으로 멀리 가버렸다는 것이다. 기존 교회 생활에 30-40대의 참여 공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탈종교화와 세속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폭풍전야 같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정체돼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60-80대까지는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는 메시지로 소위 '3박자 축복론'이 통했는데, 이제 설교나 메시지가 변해야 하겠다. 신자들이나 국민의 지적 수준이 계속 바뀌고 발전돼 왔는데 교회(목회자)만 제자리에 있다 보니 교인들의 요구(필요)를 따라갈 수 없게 되고, 이는 곧 기존 교인들도 이탈해 나가는 추세가 된 것이다.

게다가 개교회주의에 빠져 교회 간 빈부격차가 커졌고, 이쪽은 인삼 뿌리 먹는데 저쪽은 무 뿌리도 없어 기근이다. 교회와 목회자에게 실망하거나 기대할 게 없으면 자연적으로 '가나안 성도'가 되고 만다.

△교회는 영적 전투함이 돼야 하는데, 현대 교회는 유람선이 돼 버렸다(후안 카를로스 오르띠즈). △예수님은 따뜻한 이불을 갖고 와 사람들을 편안히 잠들게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알람 시계를 가지고 잠들 사람들을 깨우러 왔다(존 프리처드). 목회자들이 공부를 더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올챙이적 기억을 되살리자.

①오직 성경(Sola Scriptura) ②오직 은혜(Sola Gratia) ③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④오직 믿음(Sola Fide) ⑤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을 회복하자. 현재 한국교회도 개혁·개선해 새로운 젊은 세대가 교회에 나와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세상은 저만치 변해 있는데, 교회만 옛 모습 그대로 있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가나안 성도(교회에 안 나가는 성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김형태 총장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