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이제 확연히 여름이 지고, 가을빛이 만연하다는 것을 오는 비를 맞으며 느낍니다. 또 가장 많이 느낄 때는 새벽예배를 드리러 집을 나서는 순간입니다. 한여름에는 새벽에도 밝은데, 요즘은 새벽길이 어둡고 추워집니다. 

한 계절이 가고 한 계절이 옵니다. 한국에서 어릴 적에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이 참 좋은 기후라고 교육받았는데, 캘리포니아에 와서 보니 사시사철 푸르고 맑은 지중해 기후가 더 좋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시애틀은 그에 비할 수 없이 특히 여름 날씨가 감탄을 자아냅니다. 

사계절이 변하는 이유는 과학적으로는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는 각도와 거리가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각도가 비스듬해지고 그로 인해 태양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땅은 추워지고, 계절의 변화는 나무와 하늘 그리고 온도의 변화 등으로 우리 피부에 와닿게 변합니다. 

어떤 이는 봄이 좋다 하고, 어떤 이는 가을이 좋다 하고, 어떤 이는 특히 시애틀은 여름이 좋다 합니다. 왜냐하면 계절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어떤 자세 혹은 얼마큼의 거리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신앙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어떤 이는 하나님과 가까워 뜨겁기도 하고, 어떤 이는 조금 각도가 비스듬해지면서 온도가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 계속 돌듯이, 우리도 하나님 곁을 지나치게 떠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매주 드리는 예배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태양을 도는 지구처럼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줍니다. 

때론 신앙의 여름이 와서 뜨겁고, 때론 신앙의 가을이 와서 식기도 하고, 때론 겨울이 와서 냉랭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주기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성도의 삶은 사시사철 사계절의 다양한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늘 여름이고, 늘 겨울일 수 없듯이, 우리 신앙도 사계절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계절에 맞는 열매들은 제철 과일의 맛을 다양하게 내어줍니다. 계절이 바뀌는 가을의 문턱 앞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 옆에서 아름다운 가을의 단풍 빛이 가득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