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기독교인들이 지난 10일 '블랙데이'를 맞아 달리트(불가촉천민)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의 기본권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단체들은 오로지 종교적 배경 때문에 인도 정부의 차별 철폐 조치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매년 열리는 '블랙데이'는 이러한 종교적 차별이 종식돼야 함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올해 시위는 성심 대성당 근처에서 '침묵 시위'의 형태로 진행됐으며, 인도가톨릭주교회의(CBCI), 인도교회협의회(NCCI), 전국 달리트기독교인협회를 비롯한 다양한 조직이 이에 함께했다. 이 집회는 대개 전통적 시위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에서 열려 왔으나, 허가를 받지 못해 대체 장소에서 진행됐다.

현재 중요한 패널이 달리트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요구를 검토 중이며, 곧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는 기독교인·무슬림 달리트를 인도의 차별 철폐 정책에 포함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CBCI 사무국장인 비제이 쿠마르 나야크(Vijay Kumar Nayak) 신부는 C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달리트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고통에 연대하고 있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정의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우리가 정의를 얻을 때까지 이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나야크 신부는 "우리는 위원회 설립에 완전히 반대한다"며 "그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은 지연 전술이며, 우리는 그들이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8월 10일을 '블랙데이'로 기념하는 전통은 2009년부터 달리트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시작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기독교 교파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힌두교에서 다른 종교로의 개종을 선택한 이들에 대한 지정 혜택을 취소한 역사적인 1950년 대통령령에 항의한다.

나야크 신부는 "이 법령이 시행된 날이 1950월 8월 10일이었기 때문에, 이날은 달리트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에게 '블랙데이'"라고 설명했다.

'달리트'라는 용어는 '억압받는', '부서진', '짓밟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그들이 역사적으로 견뎌낸 정체성과 존엄성의 심각한 상실을 반영한다.

인도 인구 중 4분의 1 이상인 약 1억 명이 달리트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종종 '불가촉천민'으로 부른다. 소외와 인권 침해 속에서 태어난 그들은 상층 카스트의 이익을 위해 하찮은 일을 맡아서 한다.

마하트마 조티라오 풀레(Mahatma Jyotirao Phule)는 '불가촉천민'을 대체하기 위해 '달리트'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독립 후 인도 헌법은 이 그룹을 '지정 카스트'로 인정해 특별 배려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도의 카스트 기반 보호 구역의 역사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 후 인도 헌법 15조와 16조는 교육 기관의 의석과 지정된 카스트와 지정된 부족에 대한 직업 지정을 통해 평등한 기회를 보장했다.

그러나 1950년 헌법(지정된 카스트) 명령은 이 틀에서 달리트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제외했는데, 이는 평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수정안에는 시크교인와 불교인 달리트가 포함됐지만,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제외됐다.

이에 대해 나야크는 "이것은 순전히 종교에 근거한 차별"이라며 "우리는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 문제가 7월 11일에 처리될 것이라고 들었지만 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대법원에 계류 중인 민권 청원은 달리트 기독교인·무슬림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2022년 이 같은 요구를 평가하기 위해 K. G. 발라크리슈난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한 위원회를 조직했고, 위원회는 2023년 종합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CT는 "소외된 집단의 권리를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인도 헌법이 구상하는 정의, 평등, 통합을 달성하기 위한 70년의 노력을 의미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