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교회 출석자들 중 소위 이단으로 분류되는 곳에 다니는 신자의 수가 최소 31만 명에서 최대 5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블백신센터(원장 양형주 목사)와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한국교회 이단 실태 조사' 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조사는 지난 5월 12일부터 31일까지 '이단에 속하지 않은 개신교인' 1,858명, '현재 이단에 속해 있는 신자' 304명, '한국교회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 이단 신자, 몇 명일까? 

조사 대상 개인교인 중 교회 출석자는 1,551명이었는데, 이들에게 '출석교회가 정통적인 교회에서 주장하는 소위 이단에 속한 교회인가'라고 물어서 '그렇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이 8.2%였다.

이를 국내 전체 교회 출석자 추정 수인 545만 명(한목협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기준)에 적용하면 약 45만 명이 도출된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서 ±2.5%p인걸 감안하면, 최소 31만 명에서 최대 59만 명이 이단 교회에 다니는 신자의 수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단 신자들이 종파 활동을 시작한 연령은 평균 21.8세로 나타났다. 주사 주최 측은 "이단이 청년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처음 활동 시작은 '가족의 권유'(38.2%) 영향이 가장 컸다. 이단 신자 3명 중 2명(65.8%)은 '같은 종파에 속한 가족이나 친척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족 단위 중심으로 이단이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이단 신자의 86.2%는 소속 종파의 교리와 지도자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고 있었으며(의심해 본 적없다+과거에 의심했지만 현재 하지 않는다), 5명 중 1명(21.4%)은 '현 종파 지도자가 죽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신천지 신자의 경우 58.6%까지 높았다.

◆ 개신교인의 이단 인식은?

이단이 아닌 개신교인의 13.3%는 가족이나 지인 중 '이단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68.2%가 '이단 모임을 권유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를 개신교인 전체로 환산하면 전체의 8.4%가 이단 모임을 권유받은 셈이라고 주최 측은 전했다. 이단 모임을 권유받은 3명 중 1명(31.8%)은 '이단 모임에 가봤다'고 응답했다.

이단이 아닌 개신교인은 '이단의 접근을 분별하고 저항할 자신이 있다'(75.4%)면서도, '이단 교리를 분별하고 반박할 자신이 있음'(47.7%)과 '이단의 교리를 알고 있음'(47.6%)은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주최 측은 "이단 교리와 그 허점에 대한 교인 교육이 필요함을 보여줬다"고 했다.

일반 개신교인들은 이단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인식이 높았는데, '멀리하고 싶다' 86.3%, '이단 신자는 사회성에 문제 있는 것 같다' 61.9%, '두렵다' 51.3%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단도 같은 기독교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긍정적 인식도 10%가량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이단-일반 신자 신앙생활, 가장 큰 차이는...

이단과 일반 신자의 신앙생활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게 '전도'였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전도해서 교회에 출석시킨 비율인 이단 신자는 38.7%, 일반 교회 신자는 13.0%로 두 그룹 간 3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주최 측은 "이단 신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포교를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했다.

그러나 현 교회 이탈 의향률은 일반 교회 신자들이 17.5%인데 반해, 이단 신자들은 26.6%로 더 높았다.

◆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이단 확산의 이유

한국교회 목회자(담임목사)의 절반 정도(47.2%)는 '이단에 빠진 교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현재 있다 6.4%+과거에 있었지만 현재 없다 40.8%), 목회자들은 이단 확산 이유로 '교회가 사람들의 종교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함'(29.8%)과 '교리 교육의 부재'(25.3%)를 가장 많이 꼽았다.

◆ "한국교회 내 전도 활성화, 이단에 대한 교육 등 절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바이블백신센터 양형주 원장(대전도안교회 담임목사)은 "이번 조사는 이단 신자의 구체적인 실태뿐만 아니라, 개신교인의 이단 인식, 이단 신자와 개신교인의 신앙 형태의 차이, 더 나아가 이단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대처에 대한 실태를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매우가치 있는 연구"라며 "한국교회의 이단 대처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릴 수 있는 소중한 원석"이라고 했다.

조사를 공동 주관한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이번 조사는 그동안 경험적으로만 이야기됐던 국내 이단 신자 수효에 대해 과학적인 조사 방법을 통해 최초로 확인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했다.

지 대표는 "특히 조사 결과 이단 논리를 반박할 수 있는 일반 개신교인이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단 신자의 전도 비율이 일반 개신교인보다 3배가 높게 나타났는데, 한국교회 내 전도 활성화, 이단에 대한 교육 등이 절실하다고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