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문 목사 (달라스 생명샘교회)
기독일보,  안광문 목사 (달라스 생명샘 교회) 와 함께 하는 신학산책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은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를 '교회'를 의미하는 그리스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곳 달라스에는 '에클레시아'라는 제과점이 있는데, 우스개 소리로 "주일 아침 교회에 갔다가 오후에 다시 교회 ('에클레시아'라는 제과점)에 왔다."고 한다고 합니다. 그리스어 사전인 Liddell and Scott's Greek-English Lexicon에서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정규적으로 모이는 시민들이나 입법 기관을 뜻하는 말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원래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는 교회와 같은 사적이고 작은 모임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그리스와 로마 시대 시민들을 위한 공적이고 큰 모임을 의미하는 단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는 그리스와 로마 시대 시민들만 위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성경을 보면, 유대 사람들에게도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 모임이 있었습니다 (라 2:64; 10:1, 12, 14; 느5:13; 7:66; 8:17; 13:1). 구약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바빌로니아의 포로에서 돌아온 유대 사람들의 대규모 모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을 히브리어로 קָהָל (카할)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70인역 성경에서 קָהָל (카할)이라는단어를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라는 말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박영호 교수는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 모임에서는 리더가 일방적으로 의견을 통보하는 식이 아니라 이 모임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은 리더와 전혀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 모임은 성경의 다른 모임들처럼 제의적인 성격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제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또 때로는 정치적인 성격도 있었다고 합니다.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라는 단어는 신약 성경에서 모두 114번 나오는데 그중 바울 서신에서만 62번 나옵니다. 이는 약 55%에 해당하는 빈도로서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라는 말은 바울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비록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바울은 의도적으로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즉,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에 대한 바울의 시각과 공동체의 상황, 개교회와 바울과 관계를 포함한다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주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로 구성된 지역 회중, 특히 어떤 특정 한 도시의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모이는 대규모 모임을 염두에 두고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울은 가정 교회와 같은 소규모 모임을 의미할 때는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초대 교회는 예수님의 열 두 제자를 포함하여 120명과 이들의 전도로 예수님을 믿게 된 성도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의 형태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예배를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신앙의 공통적 관점을 삶의 체험을 통해 함께 공유함으로 공동체를 이루는 개개인들 간의 일치를 향해 나가는 믿음의 공동체였습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는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을 하나로 묶는 성령의 역사로 시작됐습니다. 개개인들은 특정 한 집에서 집단으로 거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각자의 삶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러면서도 하나의 공동체로서 물질적, 정신적, 영적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성도 간 교제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사상은 현실에서 삶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