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가정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가정에서는 자녀들에 대한 신앙 교육보다 인성이나 지성 등의 교육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힘 Power of Family'(총괄디렉터 단혜향 독수리학교 교장, 이하 '가정의 힘')는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와 함께,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학령기 자녀를 둔 기독교인 부모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5일부터 19일까지 '한국 기독교 가정의 신앙 및 자녀 신앙 교육 실태'를 온라인으로 조사했다.
모든 연령에서 신앙 교육은 최하위
그 결과 가정에서 이뤄지는 자녀 교육은 인성 교육이 9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지성 교육(79.4%)과 진로 교육(69.2%) 순이었다. 신앙 교육은 58.6%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또 자녀가 어릴수록 지성 교육의 비율이 높게 나왔고, 자녀가 나이가 들수록 진로 교육의 비율이 높아졌다. 그러나 모든 연령에서 신앙 교육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기독 가정의 부모들이 자녀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내용에 있어서도 '신앙'은 후순위로 밀렸다. △일상적 일들 △취미, 운동, 놀이 등 여가생활 △학습과 재능 개발 △진로 고민 등의 대화가 그보다 앞섰다.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학습과 재능 개발에 들이는 시간이 많았고, 부모와 자녀의 연령이 높을수록 진로, 고민 등의 대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조사기관은 "부모가 평일 하루 자녀와 함께 대화하는 평균 시간이 1시간 9분, 주말 2시간 9분으로 나타났는데, 그 대화의 대부분은 일상적 대화와 자녀의 학습·진로 관련 대화임을 알 수 있고, 신앙 교육은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고 했다.
주일학교 참석 87.9% 주일학교 등 참석 49.1%
가정 구성원들의 교회 출석은 "부부와 자녀가 모두 교회에 출석한다"는 응답이 78.8%로 높게 나타났다. "어머니와 자녀 모두 출석한다"는 답은 5.7%, "아버지와 자녀 모두 출석한다"는 2.0%였다. 가족 중 어머니 또는 아버지 한 명만 출석하는 경우는 5.9%였다.
자녀들의 주일예배(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참석은 87.9%가 참석한다고 답했지만, 추가적으로 주일학교 성경공부나 기타 교회 활동(온·오프라인 포함)에 참석하는 경우는 49.1%로 훨씬 적었다.
기독 가정, 수평적 전도보다 대를 이어 신앙
자녀들, 신앙 이탈의 결정적 시기 '고등학교'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의 63.2%는 자녀를 포함해 3대 이상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3대 49.9%, 4대 13.3%). 2대(부모와 자녀)라고 답한 비율은 34.4%로 이보다 낮았다. 특히 부모의 연령이 낮아질수록, 신앙생활을 이어온 대수가 더 높아졌다(30대 평균 2.9대, 40대 평균 2.8대, 50대 평균 2.5대).
이에 대해 조사기관은 "한국의 기독 가정들이 갈수록 수평적 전도에 의해 신앙을 가진 경우보다, 부모로부터 신앙을 물려받은 수직적 전도의 비율이 훨씬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첫째 자녀의 교회 출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유치원 자녀 93.1%, 초등학생 93.1%, 중학생 92.3%에 비해, 고등학생 자녀는 78.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사기관은 "기독 가정의 자녀들이 신앙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는 '결정적' 시기는 입시에 대한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고등학교 때부터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부모들이 자녀의 신앙을 위해 더 이상 씨름하지 않고 손을 놓는 시기 역시, 성적과 입시에 대한 압박이 가장 큰 우선순위가 되는 고등학교 무렵부터라는 것이 확인된다"면서 "'자녀가 부모의 신앙을 이어받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고등학생 자녀의 부모가 가장 높은 부정적인 응답(36.4%)을 내놓았고, 자녀와 부모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부정적 응답이 높아졌다"고 했다.
신앙적 가정 위해 '아버지' 역할 중요
그러나 대부분은 훈련받은 경험 없어
신앙적 가정을 세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구성원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남편·아버지'라는 답이 51.5%, '아내·어머니'라고 답한 40.4%보다 높았다. 반면 "아버지들이 가정의 신앙을 지도하는 중요한 역할자로서 교육과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71%의 아버지들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또 가장 중요한 아버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56.1%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경제적 활동'을 1순위로 꼽았고, 20.2%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답했으며 '가족들의 신앙성장을 돌보는 일'이라는 응답은 8.1%에 그쳤다.
"부모로서 자녀를 어떻게 신앙 교육해야 하는지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6.7%에 불과했고, 훈련을 받았다고 해도 그것을 계속 실천하고 있는 비율은 전체의 4.8%에 그쳤다. 반면, "자녀의 신앙 교육 방법에 대해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81.5%에 달했다.
이에 대해 조시기관은 "부모들이 느끼는 필요에 비해, 충분한 교육과 훈련의 기회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1년 간 가정에서의 신앙 활동(가정예배, 가족기도, 성경 읽기 및 QT)을 위한 자료를 교회가 제공했느냐"는 질문에 교인 수 1,000명 이상 대형교회는 70.7%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49명 이하 작은 교회는 53.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5월 25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세미나
"신앙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이뤄져야"
한편, '가정의 힘'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5일 오후 2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한다. '데이터를 통해 본 3040 크리스천 부모', '한국 크리스천 가정의 신앙과 자녀 교육 실태: 희망과 비관', '교회를 위한 실천적 제안과 향후 연구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세미나는 사전 신청자에 한해 비공개 유튜브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하며, 현장(성수동 포틴립 1층 메인홀)에는 20명까지 선착순 참여가 가능하다. 세미나 참가 사전신청은 구글링크(https://forms.gle/AWhp4wCGnw2HVFQQ7)에서 할 수 있다. 참가비는 1만원. 참가자에게는 데이터 자료집이 제공된다.
'가정의 힘'은 "다음세대를 가장 효과적으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부모와 가정이 중심이 되어, 교회와 가정이 파트너로써 협력하는 형태로 신앙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가정 중요해졌는데… 신앙 교육은 ‘뒷전’
기독교인 부모 1,500명 대상 설문… ’지성·진로 교육’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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