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외로 입양된 아동이 감소하면서 역대 최소 규모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입양 아동의 대부분은 미혼모 자녀였고, 국내 입양에서는 여자아이를 선호하는 현상이 여전했다.11일 보건복지부의 '입양 아동 법원 허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서 입양을 허가받은 아동은 국내 260명, 국외 232명 등 총 492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해인 2019년(704년)보다 212명 적은 것으로, 지난 1958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이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유행한 여파로 가사 조사관 파견 등 법원과 정부의 입양 관련 행정 업무가 전반적으로 원활하지 못했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입양 감소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해왔다. 최근 10년간 입양아동 수를 보면 2011년에는 2464명에 달했지만 이후 연도별로 1880명, 922명, 1172명, 1057명, 880명, 863명, 681명, 704명, 492명 등을 기록하며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복지부는 "2020년까지 국내 8만1124명, 국외 16만896명 등 누적 24만9220명이 입양됐다"며 "작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입양 모두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입양만 놓고 보면 여아의 비중이 65.4%(260명 중 170명)로, 2019년(67.7%)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3개월∼1세 미만 아동이 60.4%(157명)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국외 입양에서는 남자아이의 비율이 82.8%(232명 중 192명)에 달했다.

입양 아동 대부분은 미혼모의 자녀였다.

국내 입양아 중에는 83.1%(216명)가 미혼모의 자녀였고 유기 아동(14.6%·38), 가족 해체 등(2.3%·6명)이 뒤를 이었다. 국외 입양에서는 99.6%(231명)가 미혼모 자녀였다.
입양국가를 살펴보면 미국 가정으로 간 아동이 156명(67.2%)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캐나다 19명(8.2%), 스웨덴 18명(7.8%), 호주 17명(7.3%) 등의 순이었다.

복지부는 '입양의 날'(매년 5월 11일)을 맞아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념식을 열고 입양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입양 아동을 헌신적으로 양육한 유공자 14명을 포상했다.

올해 기념식은 '첫 만남은 달라도, 함께 걸어갈 우리 가족'을 주제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대한사회복지회 소속 위탁모 김영분 씨는 2003년부터 약 17년간 47명의 아동을 돌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보호 대상 아동 900여 명이 새로운 가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 단체 '이든아이빌'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복지부는 아동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입양 체계를 마련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체계 개편의 첫 단계로 오는 6월 30일부터는 친생부모가 아동의 입양을 의뢰하기 위한 창구가 입양기관에서 시·군·구 지자체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현재는 부모가 입양기관을 방문해 원가정 양육을 위한 상담을 받고 입양동의서를 작성하면 입양 절차가 시작되지만, 앞으로는 시군구에서 상담한 뒤 아동복지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입양을 결정해야 절차가 개시된다.

양성일 복지부 1차관은 "아동이 중심이 되는 입양체계 구축을 위해 법원 허가 절차 이전 단계에서의 공공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입양특례법 개정안과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을 위한 국제입양법 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