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교회들은 교인들을 예배당에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주일에 예배 드리는 횟수를 더 늘리거나, 토요일에도 '주일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활 의미 되새길수록 주일에 드리는 원칙 지켜야"

특히 최근 '토요 주일예배'의 경우, 일반적으로 그 본래 취지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도 교인들에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더 제공하기 위함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교회가 전통적으로 일요일을 '주일'(Lord's day)로 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영현 교수(한일장신대 예배·설교학)는 최근 한 교단 기관지에 "'토요 주일예배'란 없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최근 예배당 좌석 중 20% 미만만 채울 수 있는 방역대책을 놓고 '토요 주일예배' 시행을 검토하는 교회가 점차 늘어나는 모양"이라며 "이런저런 사정으로 주일을 지키기 어렵지만 그래도 교회를 찾아 예배드리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방법을 제시하려는 이런 목회적 돌봄을 무조건 경원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일의 개념마저 흔들지도 모르는 시도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부활의 의미를 되새길수록 주님의 날에 예배드리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부활은 기독교의 근본"이라며 "기독교 초기부터 이 놀라운 사건에 감사하고 동참하는 의미에서 안식 후 첫날을 주님의 날, 주일로 정해 예배를 드렸다. 주일이 아닌 날을 주일인 것처럼 예배드림은 목회자의 어떤 선한 의도와 관계없이 부활보다 더욱 앞서는 어떤 가치가 있음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 된다"고 했다.

김영한 "방역 차원서 가능... 종식되면 다시 주일에"
이승구 "옳지 않지만 부득이하게 한다는 것 알아야"
김경재 "지금은 어느 요일 맞느냐보다 방역이 먼저"


다른 신학자들은 대체로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한 일환이라면 토요일에 주일예배를 드린다는 것만으로 비판받을 일은 아니나, 그것을 일반화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주일예배는 당연히 주일인 일요일에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는 "주일에 예배를 드리는 게 맞지만, 지나친 율법주의적 사고는 멀리해야 한다. 어느 특정한 날에만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특히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을 위한 토요 주일예배는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전염병 상황이 끝났는데도 계속해서 그런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안 된다. 주님과 함께하는 매일이 중요하다고 해서 주일의 의미가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승구 교수(합동신대 조직신학)는 "토요일에 부득이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에서, 교인들은 마땅히 이것이 옳지 않은 방법이고, 하나님께 죄송한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하루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해야 한다"며 "문제는 이를 당연하고 정당하게 여기는 것이다. 온라인 예배도 마찬가지다. 이는 어디까지나 코로나19라는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하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는 "(지금은)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요일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교회는 방역 기간 동안 당국에 협조하는 게 옳다"고 했다. 현 상황에선 어느 요일이 맞느냐를 따지기보다 방역에 협조하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독교에서) 주일은 (유대교에서의) 안식일이 아니라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라며 "신앙적으로야 매일 예배를 드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전염병 상황이 아닌데도) 어떤 요일에도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이) 괜찮다는 식으로 다 풀어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