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한 가정에서 딸이 문맹인 어머니에게 성경을 읽어주고 있다.
(Photo : 오픈도어) 파키스탄의 한 가정에서 딸이 문맹인 어머니에게 성경을 읽어주고 있다.(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페이스북에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혐의를 받은 파키스탄 기독교인이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런던 소재 파키스탄 법률 지원 및 합의단체인 CLAAS는 지난 5일 펀자브 지방의 노세라 비르칸에 사는 소하일 마시흐(Sohail Masih)가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고 보고했다.

가톨릭아시아뉴스연합(UCA)에 따르면 마시흐는 지난달 30일과 31일에 진행된 이슬람 전통 축제일 중 하나인 ‘Eid-al-Adha’에 대한 온라인 토론에 참여했다. 페이스북에 그는 “염소와 황소의 피가 죄를 씻을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호메트가 예언자들과 대화하기 위해 천국에 올라갔다고 이슬람교인들이 믿는 사건인 ‘미라지(Miraj)에 대해 “거짓말에 근거한 것”이라고 언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소식을 듣자 무슬림 군중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파키스탄 경찰은 형법 295-A와 295-C조에 따라 그를 공식 기소했다. 특히 295-C절은 이슬람이나 무함마드에 대한 경멸적인 발언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이웃과 말다툼 과정에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아시아 비비(Asia Bibi)도 같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10년이 넘는 수감 생활을 이어 오다가 2018년 10월 파키스탄 대법원은 근거 불충분을 이유로 그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강경파 무슬림 정당인 TLP는 전국적인 시위대를 조직, 비비의 석방을 반대히며 압력을 행사했다.

2014년에는 한 기독교인 부부가 쿠란의 페이지를 찢었다는 누명을 쓰고, 격분한 파키스탄 무슬림 폭도들에 의해, 벽돌 가마 안에 갇혀 불에 타 숨졌다.

나시르 사이드 CLAAS 영국 국장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며 “몇몇 기독교인들은 전화나 컴퓨터로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가졌거나 공유했다는 이유로 신성모독죄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이 기독교인을 쉽게 괴롭히거나 혐의가 가도록 증거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왓츠앱(WhatsApp)과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남용을 막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누군가가 기독교인의 소셜 페이지에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공유한다면, 비록 기독교인이 그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더라도 파키스탄에서는 신성모독죄로 간주될 수 있다.

최근 펀자브 입법부는 이슬람교에 부적절한 자료의 출판을 금지하는 ‘Tahaffuz-e-Bunyad-e-Islam’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이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신성모독법의 오남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오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 대신, 정부는 기존 법을 더욱 엄격하게 만드는 법안을 계속 통과시키고 있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 통제가 안되는 군중들이 경찰서를 공격, 유치장에 사람을 연행하여, 경찰서 앞에서 산 채로 불태운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아무도 법의 심판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며 “정부의 이런 무반응은 사람들로 하여금, 법을 자기 마음대로 손에 쥐고, 신성모독 혐의를 받은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부추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