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탈북했다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여성이 경험한 인권 침해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무역이나 가족과의 만남, 탈북 등을 이유로 북한 당국의 허가 없이 탈북했다 강제 송환된 후 구금된 경험을 가진 탈북 여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북한 여성들이 체포된 후, 제도적으로 처벌을 받고 비인도적 환경 속에 구금되며 고문과 학대 등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 밖에 있기 때문에 심층 면담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 여성들은, 북한 내 구금시설에서 강제로 전신을 탈의한 채 강도 높은 신체 수색, 강간,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 등 성폭력 및 학대를 당하고 강제노동까지 해야 했다고 진술했다.
또 구금된 장소는 매우 협소했으며 생리대는 물론 비누, 화장지 등 기본적인 세면도구조차 받지 못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남성 교도관 앞에서 씻을 때 사생활을 보호받지 못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식량의 경우, 여성들 모두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고, 때로는 생리주기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더욱이 영양실조로 사망한 이들을 봤다는 증언도 일관되게 있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인권 침해와 관련, 북한 내 구금제도를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국제인권규범 등 국제규범과 표준에 맞게 개선해 줄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과 유의미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유엔 회원국들에게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할 위험이 있는 북한으로 개인을 송환하지 않음으로써 재송환금지원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니엘 콜린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인권담당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 구금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인권 유린 상황을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길 희망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