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교회가 국기 게양식을 하고 있다.
(Photo : 비터윈터) 중국의 한 교회가 국기 게양식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폐쇄됐던 중국 삼자교회가 재개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애국심을 입증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매체인 비터윈터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재개한 교회는 중국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불러야 한다. 또 전염병 퇴치를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회중에게 밝혀야 한다.

지난 6월 14일 재개한 중국 순허(Shunhe) 지역에 소재한 한 가톨릭교회는 5개월간 폐쇄된 상태였다. 이 교회의 성직자의 증언에 따르면, 재개하려면 교회에 국기를 게양하라는 명령을 지시받았다고 한다.

이 지역의 다른 기독교 교회도 “5개월 만에 재개했지만 정부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찬송가를 부르는 대신 시진핑 주석의 ‘전염병 퇴치 승리’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교인들은 “이러한 명령은 우리의 신앙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부터 일부 삼자교회는 코로나 바이러스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재개하고 있다. 그러나 애국심을 입증하는 교회만이 재개할 수 있다고 비터윈터는 전했다.

6월 13일 푸젠성 남동부에 위치한 취안저우(Quanzhou) 시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교회인 콴난교회(Quannan Church)의 성직자 20명은 안뜰에서 국기를 게양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이 지역의 종교 사무국 관리자의 감시 하에 이 교회 목회자는 시진핑 주석의 전염병 퇴치 성과에 대해 칭찬하고 “우리는 사회주의와 공산당에 호의를 가져야 한다.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증진시키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 교인에 따르면 “종교 사무국은 교회에 국기 게양 행사를 개최하고 애국심을 입증하라고 요구한다. 지금부터 모든 교회는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는 폐쇄되고 지도자들은 해산된다”고 말했다.

허난 지역의 주마뎬(Zhumadian) 시의 한 교회 설교자는 비터윈터에 “교회가 재개하려면 중국 기독교 협회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면서 이 회의 참석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을 예방하고 통제하는 시진핑 주석의 주요 연설을 공부하고 전염병 퇴치에 대한 영웅적인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는 교회 재개 이후 교인들에게 이같은 내용을 홍보할 것을 요구했다. 불순종하면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