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 중인 가운데,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대주교가 “예수님은 백인이 아니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평소에 애장하고 있던 예수님의 그림들을 공유했다. 이 가운데는 예수님을 흑인으로 묘사한 것도 있었다.

웰비 대주교는 사진 밑에 “예수님은 중동에 사셨고 백인이 아니셨다.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예배하는 하나님은 우주적인 분이다. 그분이 주신 희망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라는 글을 남겼다.

웰비 대주교는 앞서 BBC 라디오4의 한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전 세계에서 인종적으로 다양하게 묘사되고 있는 예수님의 그림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는 흑인 예수님, 중국인 예수님, 그리고 아마도 가장 정확할 수 있는 중동의 예수님을 볼 수 있다. 또 피지의 예수님도 볼 수 있다. 예수님은 다양한 언어, 문화, 이해 속에 다양한 형태로 그려진다”면서 “과거에 우리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다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것은 현존하는 예수님, 우리가 예배하는 예수님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온전한 인간이 되신 하나님의 보편성을 일깨워 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웰비 대주교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전 세계에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발생한 지난 몇 주 동안 인종과 교회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26일에는 “영국성공회도 인종차별 문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교회 내부 동상과 기념물들을 검토해 ‘상황에 맞게’ 재배치해야 한다. 어떤 이름은 바뀌어야 할 것이고, 어떤 이름은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종차별 문제 해결을 위한 위원회 설치 계획을 발표하고, 노예제와 교단의 역사적 관련성을 사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