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영화로 배우는 통일 강좌'를 11일 오전과 오후 수요예배에서 개최했다. 통일과나눔재단 후원으로 열린 이날 강좌에서는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소장인 이규영 교수(역촌성결교회 장로)가 강연했다.

이날 강연은 예배 후 영화 <굿바이 레닌>의 요약본 상영 후 진행됐다. 이 영화는 독일 통일 직전 아들의 '민주화 시위'를 본 열성 사회주의자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통일 후인 8개월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아버지는 서베를린으로 자유를 찾아 그 이전에 이미 떠난 상태였다.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흥분하거나 충격을 받아 심장마비가 재발하면 죽을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를 받는다. 이에 자녀들은 집을 비롯한 어머니의 동선에 어머니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통일 이전 공산화된 독일 모습을 재현하면서 생기는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이규영 교수는 "1987년 독일로 유학 가서 통일의 현장에 있었다. 2년간 '사회주의 체제가 얼마나 발전할 것인가'라는 논문을 약 100쪽 썼지만, 사회주의는 망했고 논문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했다"며 "결국 4년간 다시 다른 논문을 써서 학위를 받고 지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신촌성결교회
▲이규영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 교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11월 9일,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주님, 통일의 감격적인 장면을 제게 보여주셨는데, 우리 한반도에는 이 뜨겁고 감격적인 장면을 언제 허락하시겠습니까' 하고 기도했고, 오늘까지 매일 아침 기도하고 있다"며 "독일은 통일이 된지 벌써 28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분단 상태이다. 그런 가운데 신촌성결교회가 매주 월요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니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독일 통일을 연구했지만, 통일은 간단하지 않다. 복잡하고 어렵다. 통일은 순간의 기쁨 후 긴 고통이 찾아올 수 있다. 한 마디로 '북녘 동포들과 얼어붙은 눈물의 계곡을 껴안고 건너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 등 정치인들이 만났지만, '인간이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통일해도 좋다고 허락하실 때 통일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규영 교수는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북녘 동포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그들을 위해 우리가 가진 물질들을 내놓을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며 "한반도 통일은 우리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 아니라,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던 곳에서 지구상의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할 때 우리를 들어 쓰시기 위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주님은 언제 이를 허락하실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독일 통일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그 방식 그대로를 적용할 수 없다. 우리 한반도만의 독특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동독과 서독 주민들 사이의 경제적 격차가 다 해소되지 않았다. 그래서 동서독 사람이 한 민족이라는 의식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독일의 국력 격차를 비교한다면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굿바이 레닌
▲이날 상영된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 중 한 장면.

영화 상영 후 이규영 교수는 "연구하면서, 북한 체제가 '선인장' 같다고 생각한다. 선인장은 가시가 굉장히 뾰족하고 겉모습이 빛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안에서부터 썩어 문드러져 죽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며 "북한 역시 외면적으로 강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굉장히 타락하고 쇠락하고 썩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마지막이 언제일지 모를 뿐이다. 그래서 함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영화를 통해 조국 통일을 위한 기도 제목을 다시 한 번 가다듬을 수 있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신촌성결교회 박노훈 목사는 "이 예배는 대학과 교회, 그리고 정부가 함께 협력하고 지역협력을 추구한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저희 교회는 통일시대를 준비하면서 '남과 북을 잇는 교회'의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목사는 "저희 교회 설립자인 이성봉 목사님과 제3대 정진경 목사님의 고향이 북한이고, 오래 전부터 북한을 위한 선교를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다"며 "지금도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영양쌀 지원 사업을 통해 연 2회 북한에 쌀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엇보다 매주 월요일마다 '통일을 위한 월요기도회'를 열고 있다"며 "독일 통일 과정에서 구 동독 성 니콜라이 교회의 '월요 평화기도회'가 불씨가 됐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한반도의 통일을 허락하시는 그 날까지 기도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