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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시간에 예배 인도자가 찬양을 리딩하면서 주어진 시간이 지났는데도 끝내지 않는다. 인도자는 너무 은혜가 넘치니 이대로 끝낼 수 없다고 말하면서 계속 찬양을 이어간다.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끝낼 생각이 없다. 그리고 한참 후에 그만 끝내 달라는 교역자의 요청이 있고 나서야 아쉬운 듯 마무리를 한다.

위와 같은 상황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우리는 이 예배인도자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과연 성령의 인도하심이니 잘했다고 해야 할지, 주어진 시간도 중요하고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해야 할지, 많은 다양한 의견이 생길 것이다.

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몇 가지 전제조건을 들어 건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먼저는 예배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가 중요하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예배인지, 아니면 시간이 정해져 있으나 상황에 따라 더 시간을 연장해도 되는 예배나 모임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예배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는 매주 고정된 시간에 정기적으로 드려지는 예배, 즉 주일예배나 수요예배 등이다. 이런 예배의 특징은 찬양 시간 외에도 앞뒤 순서에 다른 예배의 순서가 있어서, 전체 예배 순서마다 대략의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다.

그런 경우 찬양 시간이 상식적인 선을 넘어 한참 길어져 버린다면, 다른 예배 순서까지 포함하여 예배 시간이 더욱 길어질 것이다. 만약 성령의 인도하심이니 시간에 자유하겠다는 입장이라면, 다른 예배 순서들도 마찬가지로 시간에 자유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가장 착각을 많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유독 찬양 때는 시간에 자유해도 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설교가 길어져도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이해하고 즐거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성가대의 찬양도 지휘자의 마음에 은혜가 되면 몇 번 더 반복해서 찬송할 수 있어야 하고, 예비된 다른 찬송을 더 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예배 안에서 어떤 순서는 정해진 대로 해야 하고, 어떤 순서는 제약 없이 길어져도 된다면, 이 모든 내용들이 교회와 예배 담당자들과 깊이 상의하고 공식적인 합의와 동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어떤 교회의 예배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매주 2시간 이상 찬양하고 말씀을 전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예배의 시간 자체가 '성령의 인도 안에서 자유한다'는 명제를 가지고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자유함이 가능하다.

아울러 예배가 아닌 모임이거나, 찬양예배 같이 찬양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있는 경우라면 조금더 자유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시간을 지키는 것도 예배의 일부라 생각하는 교회에서는 이런 자유함에 '절제'가 필요하게 된다. 만약 주어진 시간에 대한 책임 있는 섬김이 아닌 나 개인이 느끼는 은혜 안에서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자칫 '성령 안에서의 자유'가 '감정 안에서의 자유'로 해석될 수 있음도 꼭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예배인도자가 은혜 안에서 자유하고자 예배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찬양한다 해도, 예배자들이 느끼는 것과 전혀 공감이 안될 때도 있어서 인도자 개인의 결정이 곧 예배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사실 예배 모든 순서들 중 유난히, 찬양 시간은 음악을 도구로 예배하기 때문에 사람의 감정이 가장 많이 표현된다. 더욱이 찬양 시간을 인도하는 예배인도자의 성향에 따라, 주관적으로 시간에 대한 자유함이 결정될 때도 많다.

다시 말하지만, 이 자유함에 대해 미리 교회와, 예배팀과, 예배자들과 상의하고 소통하며 공감을 얻어놓는 것이 좋다. 이런 사전의 합의된 준비 역시 예배 준비의 중요한 일부분이며, 더욱 모두가 함께 찬양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그만큼 수많은 교회들이 '감정'과 '임재'의 사이에서 서로의 해석이 다를 수 있고, 교회와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는 영역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자유'를 말하기 전에 예배의 시간에 대한 개념 정리가 교회에서 우선해야 하며, 이에 대해 예배팀과 예배자 모두의 공감이 이루어져야 함을 먼저 강조하고 싶다.

그 첫 번째 우선된 개념이 정리되고 모두에게 공감을 얻었을 때, 우리는 드디어 '자유'를 더욱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계속>

백성훈 목사(<팀사역의 원리> 저자, 김포 이름없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