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선 강연' 강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세대학교 제29대 총여학생회 '모음'(이하 모음)이 강연 다음 날인 25일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SNS를 통해 밝혔다.
모음은 우선 은하선 씨를 연사로 선정한 것과 관련, "최근의 한국 사회에서 인권 활동들에 대한 백래시가 불거졌던 점, 그리고 이로 인해 많은 경우에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부당한 대우를 당해왔던 개인과 단체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고 했다.
특히 "지난 5월 중순 즈음 인근의 대학교에서 예정 중이던 강연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전달받은 기획단은 이러한 주제를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은하선 작가님이 시의적절하며 적합한 인사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여기서 '인근의 대학교'는 서강대학교다. 그러니까 모음의 이런 해명은 은하선 씨의 서강대 강연이 취소된 것이 '백래시(반발)로 인한 부당한 대우'였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SNS에 걸린 이 입장문에는 자신을 '인근 대학교 학생', 즉 서강대의 학생이라고 밝힌 이가 댓글을 달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저희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이 '인권활동들에 의한 백래쉬고 목소리 조차도 내지 못하게 부당한 대우를 한 사례'라고 이야기 하시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서강대학교에서는 논란이 되신 분의 성소수자성을 이유로 강연에 반대하지 않았다"며 "강연자의 자질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문제 삼은것을 '인권활동에 대한 백래시'라고 하시는 건 이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 외에도 모음의 해명성 입장문에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는데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편, 모음은 이 입장문에서 "총여학생회의 소통과 피드백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이들은 "(강연 반대) 연서명을 진행하시던 학우분들에게 대화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학우분들께 공개적인 입장문을 통해 요청 드린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의사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분명 빠르게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못했던 총여학생회의 실책"이라고 했다.
이어 "본 강연을 반대하시는 분들에게는 결국 강연을 진행했던 총여학생회가 학우들과의 소통을 무시한다고 느끼셨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계속적으로 의사를 표명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입장문이 늦어진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모음은 "분명 총여학생회는 학우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약속해왔으나 실제로 그러지 못해왔다"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개된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관련된 사항을 결정지어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연세대에서는 이번 사태를 촉발한 제29대 총여학생회 지도부의 퇴진과 재개편을 촉구하는 서명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