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 사제가 3월에 열리는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연임 후보로 나올 때, 그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이는 지난 주 푸틴이 공산주의와 기독교가 비슷하고, 레닌이 기독교의 성인과도 같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독립 매체인 노바야 가제타를 인용해 "실제로 사역 중인 정교회 사제가 이같이 푸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세르비아시에 있는 에피파니 성당의 예프티키 쿠로츠킨 사제는 "푸틴의 신성모독적인 발언 이후에는 더 이상 푸틴을 찍고 싶어하는 나의 욕구를 따를 수 없었다"면서 "예수님은 '너희 안에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빛이 얼마나 어둡겠느냐?' 말씀하셨다. 내가 어두움을 위해 그리스도를 대적할 것인가? 또 누군가에게 투표를 독려하겠는가? 아니, 아니,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관영 TV와의 인터뷰에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는 기독교와 매우 비슷하다"면서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의 레닌을 성인과 비교했다. 러시아정교회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그는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싫어할 수도 있는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이 신앙에 대한 나의 방식이다. 무엇보다 신앙은 항상 나와 동행했으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사람들을 더 강하게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