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포럼이 11월 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주님의영광교회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종교개혁이 미주 한인 이민교회에 주는 현재적이고 실제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를 성찰해 한인교회의 건강한 미래를 향한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취지로 열렸다. 4시간에 걸쳐 4명의 발제, 3명의 논찬,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는 미주에서 내로라하는 한인 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포럼에 참석한 신학자와 교계 지도자들.
(Photo : 기독일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포럼에 참석한 신학자와 교계 지도자들

먼저 기독교 윤리학자 민종기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디아스포라 이민교회의 현재적 진단>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민 박사는 이민교회 목회자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저술 활동과 연구로, 상아탑의 기독교 윤리가 아니라 목회 현장의 기독교 윤리를 조명해 온 인물이다. 조직신학자 정성욱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디아스포라 이민교회의 미래적 전망>을 주제로 발제했다. 정 박사는 덴버신학교 교수이며 난해한 기독교 교리를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탁월한 은사와 함께 기독교 변증에서도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저술가다. 신약학자 권연경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현대 교회의 위기 진단과 해결 모색>에 관해 발제했다. 그는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이며 그동안 한국교회를 향해 진보적인 개혁 목소리를 내 왔다. 현재는 안식년을 맞아 풀러신학교에 교환교수로 와 있다. 신약학자 이상명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사회>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 박사는 현재 미주장신대 총장이며 기독교적 시각에서 환경 문제, 생명윤리, 인공지능 등의 사회적 문제를 읽어내고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선지자 역할을 해 왔다. 논찬은 이승현 박사(ITS 총장, 구약학), 고태형 박사(선한목자교회 담임, 기독교교육학) 송인서 박사(미주장신대, 역사신학)가 맡았다.

발제자들은 각각 Ph.D. 학위를, 민종기 박사는 풀러신학교, 정성욱 박사는 옥스포드대학교, 권연경 박사는 런던대학교, 이상명 박사는 클레어몬트대학원에서 취득했다. 논찬자의 경우는 이승현 박사와 고태형 박사가 Union-PSCE에서, 송인서 박사가 프린스톤신학교에서 각각 Ph.D. 학위를 받았다. 최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자 노력했으나 참여자 7명 모두 남성이었으며 특히 논찬자는 모두 PCUSA 계열 학교 출신이었다. 보수 침례교 배경의 신학교인 덴버신학교의 교수 정성욱 박사를 제외하면 모두 장로교 배경이었으며 이 역시 KAPC 소속 민종기 박사를 제외하면 모두 신학적 성향이 비슷한 PCUSA 혹은 KPCA, 예장통합 등 관련 목회자였다. 대다수 한인 1세였으며 이승현 박사만 1.5세, 즉 다음세대에 속했다.

교회 위한 교회 아닌, 세상 위한, 세상 향한 교회 되어야

민종기 목사
민종기 박사

먼저 민종기 박사는 <디아스포라 이민교회의 현재적 진단> 발제에서 “미국 경기의 위축으로 이민자가 줄고 있는 데다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가 증가하며 한인교회의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이민교회는 중세말의 타락한 사회에 새로운 충격과 변화와 발전의 계기를 제공하였던 개혁교회의 역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발제를 시작했다.

민 박사는 “한인교회는 성도들을 위로하고 영적으로 성숙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수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해 왔을 뿐 아니라 후세들의 신앙 교육을 위해 분투하며 선교적 사명까지 감당하기 위해 부지런히 투자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 박사는 전임자와 후임자의 교체 문제, 교역자와 당회 갈등, 교인 수평이동, 60여 개 한인 신학교 난립과 신학 교육의 질적 저하, 신학의 보수성과 공적 신앙에 대한 결여 등 수많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에 대안으로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사회적 영성을 고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대한 자의식을 회복하고 공적 신앙을 통한 신학적 반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민 박사는 “루터의 종교개혁은 사회적 영성을 포함하고 있었고 칼빈 역시 종교개혁을 사회개혁과 연결 지었는데 작금의 한인교회는 공적인 영성을 진작시키는 데에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자기 교회의 생존과 발전에만 몰입해 있기에 연합활동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고 교계 전체가 냉소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개교회주의는 교회의 공적 기관으로서의 사명, 즉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했다.

민 박사는 특히 성도들의 공동체로서, 교회를 담임목회자가 세습하거나 당회가 사유화하는 것, 특정한 파벌이 교회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회는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공영체이기 때문에 목회자의 소유가 되는 것은 물론, 성도들의 소유도 될 수 없다. 단지 지도자에게는 운영권이 부여되어 있고 지도자와 피지도자가 함께 공동체의 운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공영체”라고 설명했다. 민 박사는 “종교개혁의 유산이라는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민교회는 지금의 개교회적 상황 속에서 공동운명체, 공동운영체, 공익체의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교회는 공적 기관이기 때문에 사회를 향해서도 공적 신앙의 의무를 지닌다. 민 박사는 “성도의 사역은 교회 안과 밖을 포괄한다. 세상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가짐으로 교회가 사회에 대한 이해와 자비를 잃지 않고 있음을 보여야 한다. 종교개혁자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신앙 운동이 교회 운동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계관 운동이었고 새로운 세계관에 의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달하려는 노력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민 박사는 교회를 향해 “주님의 은혜가 교회를 넘어 세상에 넘치도록 하는 천국 운동을 하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목회자는 성도들이 각자 삶의 분야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가지고 사역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또 민 박사는 “교회가 거룩한 공동체, 세계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동체로 나아가는 방법은 역시 십자가”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종교개혁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주는 도전

강의하고 있는 정성욱 교수. ⓒ이대웅 기자
정성욱 박사 ⓒ 본지 자료 사진

정성욱 박사는 <이민교회의 미래적 전망>에서 “종교개혁이 회복한 복음은 현재 이민교회에 여러 가지 근본적 도전을 던진다”고 힘주어 설명했다. 그는 종교개혁의 원리를 크게 7가지로 제시하며 그것이 이민교회의 미래를 위해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지 설명했다.

첫째, ‘오직 성경’의 원리는 성경만이 절대 진리라는 원리이다. 그러나 정 박사는 “이민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 내에서 침묵하고 있는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며 “성경에 대한 깊고 넓고 풍성한 이해를 가지고 말씀을 따라 자신의 신앙과 삶을 균형 있게 정돈하며 살아가는 지도자나 성도들은 상대적으로 소수”라고 말했다. 그는 그 원인을 설교에서 찾았다. 정 박사는 “목회자들의 설교는 말씀의 본뜻을 드러내 주는 주해와 강해 중심의 설교가 아니라, 설교자의 목회공학적 의도를 강화시키기 위한 예화 설교가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이민교회 내 말씀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한다”면서 “이런 중에 비진리와 이단의 세력이 이민교회 내에 서서히, 그러면서도 견고하게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둘째,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원리이다. 그는 “모든 종교가 절대진리에 이르는 동등한 길이며, 모든 종교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것을 가르친다고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면서 “이민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독특성, 절대성에 대하여 분명하게 가르치고, 오직 예수님만이 참되고 유일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확신을 젊은 세대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셋째, ‘오직 은혜’의 원리이다. 그는 “이민교회 내에는 아직도 이 은혜의 원리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의 구원이 우리의 행위, 자격, 업적, 실력, 공로와 헌신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주일 성수, 십일조, 새벽기도, 제자훈련 같은 종교적인 행위를 통하여 우리의 공로를 쌓음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초대교회 당시 여러 교회를 위협했던 율법주의적 다른 복음이 이민교회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넷째, ‘오직 믿음’의 원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한인교회에는 은혜의 원리를 거부하는 율법주의나 오직 믿음을 거부하는 방종주의적 복음이 침투해 있다. 그는 이런 현상은 “은혜와 믿음으로 구원받은 성도의 삶에 반드시 나타나야 할 거룩한 순종과 선행에 대해서 강조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데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선행은 구원받음의 조건이 아니라, 오직 은혜와 믿음으로 구원받음의 열매요, 결과요, 증거요, 목적이라는 성경적 진리가 반드시 회복되어야 한다”면서 “마르틴 루터도 ‘참된 믿음은 선한 행위를 잉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다섯째, ‘오직 하나님께 영광’의 원리다. 정 박사는 “만일 우리가 단 1%라도 우리의 구원받음에 공헌하고 기여한다면, 우리는 자랑할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100%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과 사랑과 자비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돌려져야 한다”면서 “오늘날 이민교회에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높이기보다 특정한 인간 지도자를 높이고, 특정한 교회나 단체를 높이고, 특정한 프로그램을 높이는 인간주의적인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이런 악한 풍조에서 우리는 과감하게 돌아서야 한다. 그야말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신본주의적 풍조가 반드시 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여섯째를 루터의 거지의 영성, 일곱째를 칼빈의 무명의 영성을 꼽았다. 정 박사는 “루터는 그의 인생을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우리는 거지들이다. 이것은 진리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은 평생 주님을 갈망하고 주님의 더 큰 은혜를 사모하는 거룩한 거지의 삶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정 박사는 “오늘날 우리 이민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너무나 영적으로 배불러 버린 것이 아닌가? 그래서 주님도 멀리하고, 주님의 은혜에 대한 갈망도 사라진 영적 비만 환자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루터가 거지의 영성이라면 칼빈은 무명의 영성이다. 정 박사는 “칼빈은 ‘내가 죽으면 내 묘에는 묘비를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높여지는 것을 거부했음을 뜻한다”고 했다.

끝으로 정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던지는 7가지 도전 앞에 우리는 겸허히 참회해야 한다. 이 거룩한 회개의 운동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복음의 본질 위에 새롭게 세워져야

권연경 박사
권연경 박사 ⓒ 본지 자료 사진

권연경 박사는 <현대 교회의 위기 진단과 해결 모색>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가 정리한 한국교회 위기의 징후는 크게 5가지다. 중대형교회 담임목회직 세습으로 대변되는 돈을 향한 욕망, 초월을 향한 열망을 세속적 욕망으로 대체한 번영복음, 목회자의 제왕적 리더십이나 종교적 영웅 숭배, 목회자의 성범죄, 무조건 믿는 맹신자 등이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으로 목회자와 성도의 사명에 대한 재정립을 요청했다. 권 박사는 에베소서 4장의 말씀을 들어 “사도, 선지자, 목사 및 교사와 같은 역할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위해 교회에 주신 선물들이다. 이들은 성도들을 온전하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운을 뗐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목회자의 역할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몸을 세우는 일은 성도들이 해야 한다. 권 박사는 “감독이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키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공을 차는 역할은 철두철미 선수들의 몫으로 남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목회자 중심적인 교회가 성도 중심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 그는 “예수께서 어두운 세상을 위한 빛으로 오신 것처럼, 교회는 주변의 세상을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서 “도덕적 삶이 제자도의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교회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선한 행실은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가장 핵심적 자질 중 하나가 된다. 세상은 우리의 선한 행실을 보고 하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자의 삶은 무한 반복할 수 있는 연습경기가 아니다. 맛을 잃으면 다시 회복할 수 없고, 그래서 심판이라는 치명적인 결과가 뒤따른다. 제자를 향한 소금의 비유는 ‘그러니 맛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엄중한 경고”라고 했다.

권 박사는 “성경의 가르침을 숙고하며 복음의 본질을 되새기려는 열정, 그 복음적 원리 위에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땀 흘림,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의 새로운 역사의 흐름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역사적 과제 앞에서 우리 모두는 한국교회의 본질 회복을 위해, 그 교회의 미래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묻길 바란다”고 했다.

시대 읽어낸 종교개혁 정신, 오늘날 더욱 절실

이상명 목사(미주장신대 총장, 신약학 박사)
이상명 박사 ⓒ 본지 자료 사진

이상명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사회>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 박사는 “최근 전 세계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속한 변화와 발전에 현기증이 일 정도”라면서 “우리는 이제 초연결과 초지능으로 특징지어지는 미래사회에서 엄청난 변화의 속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IT 기반 위에 물리학과 생물학이 융합해 만들어 내는 여러 다양한 기술들은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 개인 라이프 패턴, 가치관, 세계관, 영성, 사회구조와 세계질서를 깊고 광범위하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런 격변기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심각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박사가 교회에 주문한 한 가지는 ‘준비하라’는 것이다. 이 박사에 따르면, 교회는 세계사적 변혁기마다 시대정신과 시대변화를 읽고 대처해 왔다. 플라톤 철학을 교부철학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스콜라 철학으로, 르네상스 인문주의를 종교개혁으로 수용해낸 것이다. 그러나 다윈 이후 교회는 진화생물학의 거센 도전에 대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났다. 이 박사는 “21세기 개신교회는 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는 과학기술혁명과 파생될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4차 산업혁명으로 구축될 미래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미래 과학기술의 발전이 축복을 잉태할 것인지 혹은 저주의 재를 뿌릴 것인지에 대해 섣부른 판단보다는 과학기술을 맹신한다든지 낡은 종교관의 잣대로 그것을 무조건 터부시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반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는 과학에 내재된 물질적 욕망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문주의적 방법과 성경적 가르침에 근거하여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고 로마가톨릭교회의 낡고 부패한 권위에 도전한 종교개혁자들의 의식과 실천이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는 교회 현장에서 다시 꽃피우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교회에 던지는 질문으로는 신의 존재와 가치,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이해를 꼽으며 “신은 과연 필요한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생명의 정의인가, 신이 있다면 그는 이 세상과 어떤 관계를 갖는가” 등을 예시했다. 초지능성, 초연결성, 영속성 등 신적 영역에 속한 것들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딥러닝, 인공지능 등을 통해 우리 삶에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세대들은 기독교를 향해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 박사는 “이런 질문에 교회가 제대로 답을 제공하지 못하면 다음세대의 교회 이탈은 급속히 이뤄질 것”이라 경고했다.

이 박사는 “500년 종교개혁 당시 유럽도 엄청난 격변의 현장이었는데 이제 교회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대미문의 초과학적 역습 앞에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교회의 근본적 개혁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존재와 역할, 인간 삶의 의미에 대한 신학적 답변과 미래사회에 맞는 영성을 제시해야 한다. 과학기술혁명이 심화되면 될수록 고갈될 영성의 문제는 결국 종교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희망과 당부를 전하며 발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