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목회자들도 자신을 향한 여러 공격 앞에 바울처럼 변론하면서 자신을 스스로 점검하길 바랍니다.”

1월 20일부터 21일까지 CRC(Christian Reformed Church in North America) 한인사역부 주최로 또감사선교교회에서 열린 설교 세미나 중 3번째 강의에서 제프리 웨이마(Jeffrey Weima) 교수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목회자상에 관해 전했다.

웨이마 교수는 미시건 주 그랜드래피즈에 있는 칼빈신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브록대학교를 졸업한 후 칼빈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와 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캐나다 토론토의 위클리프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교에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저술 활동과 설교 세미나 등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웨이마 교수는 이번 세미나에서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5번의 강의와 평신도들도 참석한 예배의 설교까지 총 6번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강의들은 데살로니가 전서만을 본문으로 해서 감사, 목회자상, 성, 재림, 휴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것이 특징이었다.

CRC 설교 세미나 웨이마 교수
(Photo : 기독일보) CRC 한인사역부가 20일부터 21일까지 또감사선교교회에서 연 설교 세미나에서 웨이마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세 번째 강의 제목은 “영아, 수유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목회자와 성도들에 대한 바울의 묘사(Infants, Nursing Mother & Father: Paul's Portrayal of a Pastor and Parishioners)였다.

웨이마 교수는 살전 2장 1-12절을 본문으로 “바울의 사역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데살로니가의 유대인들은 바울이 자신들의 회당에서 사람들을 빼앗아갔다고 화를 냈고, 이방인들은 바울이 시민들을 개종시켜 이방신과 로마를 경배하지 않도록 한다고 화를 냈다”고 설명했다. 바울의 이런 성공적 사역에 대해 적대 세력들은 “바울이 돈에만 관심이 있고 사람들의 찬사를 받으려 하며 속임수를 쓰는 사람”이라 매도했다. 이에 대해 바울은 2장 3절부터 6절까지 자신을 변론한다.

웨이마 교수는 “오늘날의 목회자들도 바울이 직면했던 문제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하는 게으름뱅이, 자아에 도취된 설교자, 사례비에 따라 움직이는 탐욕스러운 사람, 위선자 등이 대표적이다.

자신을 향한 데살로니가 사람들의 비난에 바울은 아기, 어머니, 아버지의 비유를 들어 변론을 시작한다.

개역개정 성경 살전 2장 7절에 “너희 가운데서 유순한 자가 되어”란 구절 중 ‘유순한 자’는 헬라 원문에 따르면, 영아(infant)란 뜻을 지니고 있다. 바울은 자신의 목회 의도를 갓 태어난 아기의 순수함에 비유하며 자신의 무죄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웨이마 교수는 “사도 바울처럼 우리도 순수한 동기를 갖고 목회하는지 점검해 보자”고 했다.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이런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주님으로부터 칭찬을 듣기 위해 사역하십니까? 아니면 성도들의 칭찬을 바라고 있습니까?”
“성도들이 예배를 드린 후, ‘예수님은 진정한 구원자야’라고 말하길 기도합니까? 아니면 ‘우리 목사님은 정말 대단한 설교자야’라고 말하길 기도합니까?”
“목회의 모든 방면에 충성을 다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자신이 인정받을 만한 일이나 명성에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현재의 교회를 섬기는 것에 만족하십니까? 아니면 큰 교회로 청빙 받는 것에 집착하고 있습니까?”
“부유한 성도와 저소득층 성도들을 동일하게 심방하고 있습니까?”

CRC 설교 세미나 웨이마 교수
(Photo : 기독일보) 제프리 웨이마 교수

그다음 바울은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다. 그런데 이 어머니는 그냥 어머니가 아니다. 바로 유모(살전 2장 7절)다. 그러나 좀 더 파고들어 가 보면 남의 자녀에게 젖을 주는 유모가 아니라 자신의 자녀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어머니다.

웨이마 교수는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로 교회를 섬겨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신학교를 1등으로 졸업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 주어진 신성한 소명은 언제나 하나님께서 주신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소명”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성도들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성도들의 이름과 그들이 처한 상황을 기억하고 있는가? 교회의 관리인이나 반주자 등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가? 남의 이야기를 듣는가? 아니면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며(롬 12장15절) 성도들의 삶에 함께하고 있는가? 등이다.

마지막은 아버지다. 바울이 데살로니가 전서를 쓸 시대의 아버지는 절대적 권위를 가진 막강한 존재였다. 웨이마 교수는 “현대의 평등주의는 목회자의 권위까지도 무시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하고 “섬기는 리더십은 좋은 것이지만 권위를 경시하는 부정적 영향도 있다”고 했다. 그는 “목사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교인들의 의견만 기다리지 말고 미래의 비전을 분명하고 담대하게 제시하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권위는 오만한 지배자나 독재자 상을 지지하진 않는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권위를 행사하기 두려워해 성도를 이끌기조차 거부하는 목회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도들이 하나님께 합당히 행하게(살전 2장 12절) 하는 일에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강의를 마치며 웨이마 교수는 “바울이 아버지부터가 아닌 영아, 어머니, 아버지의 순으로 자신의 순수성을 변증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권위를 내세우기 전에 먼저 겸손히 성도를 섬기고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목회자가 “우리의 순수한 동기를 어떻게 성도들에게 말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웨이마 교수는 “내가 스스로 이런 동기로 순수하게 목회한다고 성도들에게 말하는 것은 자칫 이상하게 보이는 일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더욱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면서 “설교나 심방 중에 ‘제가 이렇게 목회할 수 있도록 약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든지 ‘이렇게 목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