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실버처치 주일예배에서는 뉴욕교계 원로인 안창의 목사의 힘찬 기도가 울려 퍼졌다. 대뉴욕지구원로성직자회(회장 김전 목사)가 2012년 6월 창립한 실버처치는 햇수로 4년 차를 맞은 올해 더욱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민사회의 고령화로 인해 은퇴 목회자들 또한 크게 늘고 있는 시점에서 뉴욕에서 유일하게 은퇴 목회자와 성직자를 위해 문을 열어 둔 실버처치의 올해 활동이 더욱 주목되는 시점이다.

2014년 논란이 됐던 맥도날드 플러싱 매장의 한인 노인 거부 사건 등은 이민사회의 심각한 고령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이민 사회의 고령화 현상은 고스란히 이민교회 안에서도 이어지면서 목회자들이 은퇴 이후 사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로성직자회의 실버처치는 은퇴 목회자와 성직자간의 친목과 교제를 돕고, 거기에 더해 이들에게 은퇴 이후의 뚜렷한 방향과 목적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며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실버처치의 주일예배는 매주 오후2시 대한교회(담임 김전 목사)에서 드리고 있다. 17일 오후2시가 되자 뉴욕교계를 성실히 섬겼던 목회자들이 하나 둘 실버처치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대한교회 예배당을 찾았다.

실버교회 창립예배 참석자들이 정재훈 박사 정정숙 권사 부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실버처치는 지난 2012년 창립 이후 햇수로 5년차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 2012년 6월 창립예배.

실버처치의 주일예배는 매주 설교자와 봉사자가 바뀌고 있다. 섬김을 받아야 할 자리에 있는 원로들이 실버 처치에서는 또 다시 남을 섬기는 자리에 서서 회원들을 돕고 있는 것이다. 주일예배 설교는 은퇴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현직에 있는 목회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설교를 기꺼이 듣는 뉴욕교계 은퇴 목회자들의 아량이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17일 주일예배 설교는 김봉규 목사가 ‘올~래!의 새해’(행3:6-10)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후배 목회자인 김봉규 목사는 이날 설교를 위해 ‘노인과 바다’라는 영상을 준비했다. 유명한 낚시꾼이 노인이 되어 벌인 바다와 벌인 사투와 그 이후의 결과는 우리의 인생여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봉규 목사는 “은퇴 목회자에게 새 해란 한 살 더 먹는 해가 아닌 그리스도의 모습을 더 닮아가고 있고 승리하고 있다고 외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젊을 때의 성공과 모든 명예가 세월이 흐르고 보니 다 물거품과 같은 것임을 알고 계실 것이다.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 혹은 실패와 좌절을 모두 잊고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 새 힘을 얻는 2016년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김봉규 목사는 “오늘 본문의 베드로는 주님을 부인했던 과거의 베드로가 아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것은 여호와를 즐거워하기 위해 오늘 또 하루를 은혜로 주신 것”이라면서 “힘차게 일어나서 주님이 주신 건강을 갖고 마음껏 복음의 승리를 외칠 수 있는 한 해가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실버처치는 주일예배 후 노환 중에 있는 원로들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시간을 특별히 갖고 있다. 이날은 정규석 목사, 조문자 목사, 박장하 목사와 사모를 위해 회원들이 함께 기도했다.

실버처치는 예배 후에는 항상 대한교회 식당에서 친교를 갖는다. 뉴욕교계를 오래 섬겨왔던 목회자들이 대부분인만큼 친교 모임에서는 은퇴 이후에 더욱 성숙한 마음으로 뉴욕교계의 현안을 나누며 함께 기도로 모임을 마무리하기도 한다.

교역자들의 고령화와 은퇴 이후의 방향에 대한 문제는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로 겪고 있는 사안이다. 이에 한국교회에서는 은퇴 목회자를 위한 목자교회가 운영돼 은퇴 목회자들의 제2의 사역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기도 하다.

이민인구가 줄고 한인들의 수가 정체되면서 이민교회 또한 고령화 현상을 맞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현역과 같은 활동력을 갖고 있는 은퇴 목회자들과 소속이 마땅하지 않은 은퇴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실버처치의 2016년 사역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