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목사가 기조강연하고 있다.
이동원 목사가 기조강연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정인찬) 소그룹목회학과 원우회 및 동문회는 16일 경기도 용인 교내 대강당에서 '소그룹 목회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신학계와 목회 현장의 소그룹 목회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특히 한국교회에 '셀(목장) 교회' 열풍을 일으킨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가 '소그룹 목회에 대한 고백적 성찰'을 주제로 기조강연해 눈길을 끌었다.

1973년, 10여 년의 이민목회를 마무리하고 교회 개척을 위해 귀국한 이동원 목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땅에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 또 하나 추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였다. 이 목사는 "이미 그때부터 이 땅에서 개신교회는 천덕꾸러기이자 말썽 많은 종교집단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며 "주님의 몸으로서의 지역교회는 좋은 병원과 학교를 합한 의미와도 비교될 수 없는 공동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런 교회를 어떻게 세워나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답이 없었다"고 자신의 개척 당시를 회고했다.

그가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 힘쓰는 건강한 성경적 교회를 세우리라는 열정만으로 개척한 지구촌교회는 2000년을 앞두고 출석 교인만 1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 목사는 "당시 그 교회가 개척할 때 열망했던 그런 건강한 교회인지는 정직하게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실 야구장 근처를 지나다 수많은 인파와 마주한 이동원 목사는 "야구 관람이 저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그리고 이어서 "우리 교회의 예배가 참석한 이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가"라고 스스로 묻게 됐고, 이로 인해 심각한 고뇌 끝에 '21세기 교회 비전 연구회'를 발족했다.

이 모임에서 한 위원과의 대화 도중 "나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나라가 아닌 나의 성 쌓기를 위해 헌신했단 말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당시 읽던 랄프 네이버의 책 '셀 교회 지침서'를 통해 교회의 방향을 '셀 교회'로 정했다. 또 자신의 은퇴를 일반적인 연령인 70세가 아닌 65세에 하고,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세워지는 후임자 멘토링에 5년을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이동원 목사는 많은 연구와 토론 끝에 2002년 셀 목회로 전환을 선포하고, 2002-2003년 셀 교회 목자 훈련을 시작했으며, 2003년 교회의 모든 조직을 목장센터를 중심으로 통합했다. 이 기간 외부 집회를 최대한 자제하며 훈련을 진행했다.

이 목사는 셀 목회로 전환하며 기대한 교회상에 대해 △건강한 교회 △크지만 작은 교회 △평신도 사역자를 육성하는 교회 △전도지향적 교회 △평신도의 은사를 활용하는 교회 △온 성도가 12제자 비전을 갖고 사는 교회 △주님의 지상명령을 성취하는 교회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은 사실상 정체기에 들어섰다"며 "이런 정체기를 돌파하는 전략은 갱신과 성숙의 비전 뿐인데, 이는 이론적 대안 제시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서로 사랑하는 초대교회적 삶의 구현이 일어나지 않으면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셀 공동체는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한국교회의 질적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미나에선 이동원 목사 외에도 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 권문상 교수(웨신대), 송욱 교수(웨신대 겸임), 최상태 목사(화평교회)가 강사로 나서 각각 '다양한 소그룹 목회' '개혁교회 원리와 한국의 가정(가족)교회' '소그룹과 목회적 돌봄' '바울서신에서 말하는 소그룹'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개회예배에서는 권문상 교수(웨신대 소목과 디렉터)가 '모든 사람을 위한 종'(고전 9:19~23)이라는 주제로 설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