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에서 1984년부터 2014년까지 30년간 한국인들의 종교와 종교 의식 변화를 비교한 '한국인의 종교 실태'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한국갤럽은 1984년 최초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종교 관련 조사를 시작한 후, 1989년과 1997년, 2004년과 2014년 비교 조사를 각각 실시했다. 2014년 조사는 4월 17일부터 5월 2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신뢰수준 95%).

2014년 현재 종교 분포는 불교 22%, 기독교(개신교) 21%, 천주교 7% 순이었다. 갤럽 측은 "불교는 고령층과 우리나라 동쪽(경남·북)에서, 기독교는 젊은 층과 우리나라 서쪽(수도권·전라)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만으로 보자면, 알려진 것과는 달리 천주교의 교세는 크게 늘지 않았다.

‘한국인의 종교 인구 분포’ 설문조사 결과. ⓒ한국갤럽
 ‘한국인의 종교 인구 분포’ 설문조사 결과. ⓒ한국갤럽

30년간 기독교 신자의 분포는 1984년 17%에서 1997년 20%로 늘었고, 2004년과 2014년 각각 21%를 기록했다. 2014년 기독교 남녀 비율은 남성 18%, 여성 24%였다. 연령대로는 19-29세가 18%로 가장 낮았으며, 60세 이상이 24%로 가장 높았다. 30대와 40대는 각각 20%, 50대는 23%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신자들이 많은 양상을 보였다.

응답자와 가족들의 종교(기독교) 일치율을 보면, '아버지와 일치'는 1984년 불과 27%였으나 2014년 47%로 대폭 상승했다. '어머니'와는 43%에서 56%로 상승했고, 배우자와는 1984년과 2014년 모두 73%로 동일했다.

불교는 1984년 19%, 1997년 18%에서 2004년 24%로 증가했다가 2014년 22%(남성 20%, 여성 24%)로 다소 감소했다. 천주교는 1984년 6%에서 1989-2014년 계속 7%(남성 5%, 여성 8%)였다. 종교인 자체의 비율은 1984년 전체의 44%에서 1989년 49%, 1997년 47%, 2004년 54%, 2014년 50%로 다소 증가했다.

기독교인들의 종교 의례(예배) 참여율은 1984년 62%에서 1997년 72%, 2004년 71%, 2014년 80%로 이웃 종교들과 달리 계속 상승했다. 불교인은 1984년 10%에서 1997년 1%까지 감소했다가 2014년 6%로 다소 회복했고, 천주교인은 1984년 66%에서 1997년 60%, 2004년 43%로 급속히 감소하다가 2014년 59%로 회복세를 보였다.

십일조 이행률도 조사했다. 기독교인은 1984년 42%에서 1997년 58%로 늘었고, 2004년 46%로 감소했다가 2014년 68%로 다시 껑충 뛰었다. 천주교인은 1984년 26%에서 1997년 32%, 2004년 15%, 2014년 36%였다.

'개인 생활에서 종교가 얼마나 중요한가' 질문에 '매우 중요하다'와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답한 기독교인은 1984년 97%에서 1997년 96%, 2004년과 2014년 각각 90%로 다소 감소했지만, 이웃 종교들과 비교해 매우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불교는 1984년 88%에서 2014년 59%로, 천주교는 1984년 97%에서 2014년 81%로 각각 감소했다.

'현재의 종교를 몇 살 때부터 믿게 됐는가'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9세 이하 31%, 10대 15%, 20대 17%, 30대 19%, 40대 13%, 50대 이상 5% 등을 나타내면서, 이웃 종교들과 달리 어린 시절의 신앙이 중요함을 드러냈다. 불교인들은 9세 이하 21%, 10대 10%, 20대 20%, 30대 23%, 40대 21% 등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고, 천주교는 9세 이하 24%, 10대 12%, 20대 18%, 30대 22%, 40대 13%였다.

단기(5년 미만)과 장기(20년 이상)으로 나눈 '종교별 신앙 기간'도 살폈다. 기독교인들은 단기 신앙자가 1984년 25%에서 1997년 13%, 2004년 11%, 2014년 6%로 감소세를, 장기 신앙자가 1984년 44%에서 1997년 48%, 2004년 51%, 2015년 64%로 증가세를 각각 나타냈다. '단기 신앙자의 감소'는 새 신자 수의 감소, 즉 '전도의 정체'를 의미한다.

단기 신앙자들이 불교인은 1984년 18%에서 2014년 8%로, 천주교인은 25%에서 16%로 각각 감소하긴 했으나, 기독교만큼 하락폭이 크진 않았다.

비종교인들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를 물었더니, '관심이 없어서'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1997년 조사에서 '관심이 없어서'는 26%였고,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 23%,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19%, '내 자신을 믿기 때문에' 10% 순이었다. 2014년에는 '관심이 없어서'가 무려 절반에 가까운 45%였고,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 19%,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18%, '내 자신을 믿기 때문에' 15%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 ⓒ한국갤럽
 연령별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 ⓒ한국갤럽

3대 종교 중 비종교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교는 '불교'였고, 가장 선호하지 않는 종교는 '기독교'였다. 2004년 조사에서는 불교 37%, 천주교 17%, 기독교 12%였고, 2014년에는 불교 25%, 천주교 18%, 기독교 10%였다.

한국갤럽은 이후 '종교 의식'과 '종교단체와 종교인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