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Photo : 하석수 기자) 기장 ‘2015년 양성평등 정책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제99회 총회가 '교단 100회 총회에 즈음하여 -기장 양성평등 정책,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26일 서울 초동교회에서 양성평등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헤진 목사.
(Photo : 하석수 기자) 이헤진 목사.

이날 '여성목사 안수 40년, 여성 목회의 현실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혜진 목사(여교역자협의회 총무)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목사에 대한 교우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어, 기존 교회의 부목사로 혹은 기관 목사로 청빙되어 목사 안수를 받고 있고, 오랫동안 단독목회를 하던 여전도사들이 목사 안수를 받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그러나 실제로는 여성목사에게 여러 문제가 존재한다"며 그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먼저 담임목사 청빙에 대해 "여성을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예가 조직교회나 자립할 수 있는 교회에서는 아주 드물고, 출석 교인 100명 이상인 교회에서는 없다"며 "대부분 개척을 하거나 50명 미만의 교회에서 여성을 담임목사로 청빙한다. 여성목사들은 출발부터 어려운 형편에서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또 "목회자가 공적인 역할과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여성의 경우 대표적이기보다는 사적이거나 보조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며 "교우들과 교회 중직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많은 교회에서 심방 여전도사들을 청빙하여 함께 목회하지만, 부목사로 여성을 청빙한 곳은 66개 교회에 지나지 않는다"며 "일반 교우들은 찬성률 90.6%일 정도로 여성 부목사 청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담임목사 혹은 장로인 중직자들이 여성 부목사 청빙을 주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이 목사는 "여성 목회자가 30%가 될 수 있도록 각 지교회에서 목회자 여성 할당제(30%)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전국 교회가 재정 규모나 교우들의 수가 모두 일정한 것은 아니어서 일괄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교회 재정이 2억 5천만원 이상, 교우들이 200명 이상인 규모에서는 평균적으로 담임목사와 부목사 2명 정도를 청빙하고 있어서, 부목사가 2명일 때는 1명 이상, 부목사가 5명일 때는 2명 이상, 부목사가 8명일 때는 3명 이상을 여성목사로 청빙할 수 있도록 할당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목사는 "목회에 존재하는 가부장적인 성 역할을 극복하자"고도 주장했다. 이 목사는 "여성목회자가 인턴과 전도사, 목사로 청빙을 받아도, 교회에서 맡고 있는 영역은 대부분 유치부와 어린이부, 새 교우 관리, 심방이나 봉사부, 친교부, 여신도회 담당 등 한정적인 일과 보조적인 역할로 고정되어 있다"며 "설교와 교회의 선교정책이나 목회 방향을 기획하는 것, 행정·재정·관리를 맡는 것, 교회학교에서도 학생회·청년부 등은 남성 목회자가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그리고 여성 목회자들을 남성 목회자의 하위에 두는 경우가 많아, 목회에서도 가부장적인 성별 역할이 존재하고 있다"며 "설교와 축도의 기회를 주고, 성례전·장례식 등과 같은 예전을 행할 때 남성과 여성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주어야 한다. 다양한 경험과 역할을 통해 교회 전반에 대해 목회할 수 있는 큰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목사 외에 인금란 목사(여신도회전국연합회 총무)가 교단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여성 참여의 평가와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인 목사의 발제에 대해서는 최부옥 목사(부총회장)가, 이혜진 목사의 발제에는 김성희 목사(독립문교회 담임목사)가 각각 논찬했다. 조별토론 및 종합토론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