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은 19가지 주제에 대해 성현들의 고견과 지혜를 모아놓은 것이다. 그런데 추석 때 읽을 명심보감은 가정에 관련된 것들-효행편, 훈자편, 치가편, 부행편 등이다. 이 분야의 글들을 뽑아 재구성함으로, 지역 내 원로들과 신생 청소년들 사이의 추석명절 대화 내용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1. 효행편(孝行篇): ①효도(孝道)는 백 가지 행실의 기본이다. 효도를 이웃 어른에게 적용하면 제(悌)가 되고, 더 넓혀 동료에게 적용하면 충신(忠信)이 되는 것이다. 효자가 부모님을 섬길 때 기거(起居)에는 공경(敬)을 다하고 섬길 때(養)는 즐거움(樂)으로 행하며, 편찮으실 때(病)는 근심(憂)을 다하고, 돌아가셨을 때(喪)는 슬픔(哀)을 다하고 제사지낼 때(祭)는 엄숙함(嚴)을 다하라(공자). ②부모님이 계실 때는 멀리 떠나서 놀지 말고, 놀러갈 때는 반드시 어디 가고 언제 돌아올 것인지를 알려라. ③효순(孝順)한 사람은 효순한 자식을 낳고, 오역(忤逆)한 사람은 오역한 자식을 낳는다. 이렇게 효도는 가문의 유전인자로 계승되어가는 것이다.
2. 훈자편(訓子篇):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의 인격이 완성되는 데는 환경과 교육방법이 중요하다. ①점잖은 손님이 출입하지 않으면 그 집안은 저속해지고, 자녀들에게 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자손들이 어리석어진다(賓客不來 門戶俗 詩書無敎 子孫愚). ②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현명해지지 못한다(不作不成, 不敎不明). 옥이라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다(玉不琢 不成器)란 옛말이 있다. ③황금이 상자에 가득 차 있어도 자식에게 좋은 책 한권 가르침만 못하고, 자식에게 수천억 원을 물려준다 해도 기술 한 가지 가르쳐줌만 못하다(黃金滿籝 不如敎子一藝, 賜子千金 不如敎子一藝).
④집안에 지혜로운 어버이와 형이 없고 사회에 엄한 스승과 벗이 없으면 능히 뜻을 이루는 자가 되기 어렵다(內無賢父兄 外無嚴師友 而能有成者鮮矣). ⑤남자가 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자란 후에 미련하게 되고 어리석어지며, 여자가 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자란 후에 반드시 거칠고 솜씨가 없게 된다. ⑥자녀를 사랑하면 매(채찍)를 많이 치고, 자녀를 미워하거든 먹을 것이나 많이 주라.
3. 치가편(治家篇): 행복한 가정은 인간에게 가장 복된 요소이다. 가정들이 불행하면 사회 전체가 위태롭게 된다. 가정을 원만하고 화목하며 행복하게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①손님 접대는 풍성하게 하되 살림살이는 검소하게 하라(待客不得不豊 治家不得不儉). ②고용인을 부릴 때는 먼저 그들의 춥고 배고픔을 생각해야 한다. 즉 다른 사람의 고충을 자기가 먼저 체험해야 된다. ③자녀들이 효도하면 부모님이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형통하게 된다(子孝雙親樂 家和萬事興).
④항상 화재를 예방하고 방법에 힘써야 한다(時時防火發 夜夜備賊來). ⑤아침밥과 저녁밥의 이르고 늦음을 보면 그 집안이 흥할지 망할지를 알 수 있다. ⑥결혼할 때 사돈간에 재물을 논하는 것은 야만인이나 하는 짓이다(婚娶而論財 夷虜之道). 오늘날 공부 깨나 했다는 집안에서, 소위 출세 좀 했다는 집안에서 혼수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되고 드디어 파혼까지 가는 경우는 자식을 길러 소나 말처럼 사고파는 것과 같다. 국민 교양을 위해서도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다.
4. 부행편(婦行篇): 집안이 잘 되려면 며느리가 잘 들어와야 한다. 한 집안의 가풍이 발전하거나 퇴보하는 데는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고, 특히 다른 가문에서 성장한 아내(며느리)가 어떠한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부덕(婦德)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모든 남자는 아내의 조종을 받기 때문에, 자동차보다 운전자가 중요한 것과 같다.
①여자가 갖출 네 가지 덕이 있다. 부덕(婦德·넉넉하고 너그러움), 부용(婦容·정숙한 자태와 몸가짐), 부언(婦言·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한 말씨), 부공(婦工·가정살림의 슬기로운 기술)이 그것이다. 부덕(婦德)이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남이 아니요, 부용(婦容)이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곱다는 뜻이 아니며, 부언(婦言)이란 반드시 입담이 좋거나 말을 잘 하는 것이 아니요, 부공(婦工)이란 반드시 손재주가 뛰어남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②강태공이 가르치길 "부인의 예절은 말소리가 조용하고 자세해야 한다"(婦人之道 語必細)고 일렀다. ③어진 아내는 남편을 귀하게 만들고, 악한 아내는 남편을 천하게 만든다(賢婦令夫貴 惡婦令夫賤). 일가 친척이 모일 때마다 가르치고 배우자.
'시편' 기자는 현숙한 여인(賢婦)를 가리켜, 자녀를 길러서 열매를 맺게 하는 포도밭에 비유했다(Your wife will bear children as a vine bears grapes, your household lush as a vineyard/ 시 128:3-4).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