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순 장로.
(Photo : 기독일보) 백 순 장로.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개막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새로운 세계를 재편할 동력으로, 또는 다보스 컨센서스로 그의 신조인 창조경제를 제창하였다. 창조경제야 말로 지금 세계경제를 발목잡고 있는 저성장과 고실업율과 소득불균형의 3가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길이며, 글로발 경제위기의 해결책으로 체택되었던 워싱톤 컨센서스에 대치하는 다보스 컨센서스이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는 2가지의 내용을 갖고 있다. 혁신아이디어와 기업가정신이다. 그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한국속담을 인용하여 혁신아이디어라는 구슬을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로 꿰어내는 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창조경제의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창조성 즉 혁신아이디어를 국민경제에 접목, 실현하여 꽃과 열매를 맺게 해주는 원동력이 요청되는데 그 원동력이 바로 기업가정신이라는 논리이다. 기업가정신은 2가지 요소를 갖고 있다. 하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이고, 둘은 '위험담당'(Risk Taking)이다.

20세기의 위대한 경제학자중 하나인 조세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그의 고전적인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와 미주주의'(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 1942)에서 인간경제, 특히 시장자본주의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원동력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라고 제창하면서, 기업가정신이란 바로 새로운 것을 위하여 구제도를 무너트리는 창조적 파괴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새로운 혁신을 위하여 어쩌면 온전히 망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담대하게 택하는 위험담당을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기업가정신의 근간을 이루는 창조적 파괴와 위협담당이 시장자본주의체제를 내용으로 하는 국민경제의 성장에 없어서는 안되는 불가결의 힘이기는 하지만,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를 고려해야 할 것이 20세기후반과 21세기초에 미국경제등 선진경제를 중심으로 불어 닥치었던 세계경제위기의 원인을 심각하게 탐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경제의 흐름에는 호황과 불황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경제불황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고전경제학(Classical Economics)은 인간의 이성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하는 '합리적 경제인'(Rational Economic Person)을 대전제로 하고 경제제도자체에서 불황원인을 찾아려고 했던 것은 숨길 수 없는 진리이다. 허나 2001년 정보기술거품으로 인한 세계경제침체(World Economic Recession)와 2009년 주택거품으로 인한 세계경제위기(World Economic Crisis)는 고전경제학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합리적 경제인이라는 대전제에 대하여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인간의 경재적 심리를 깊게 관찰하여 경제문제를 다루자는 심리경제학(Psychological Economics)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침체나 경제위기를 결과하게 되는 주된 원인은 국민경제성장의 근본힘이 되는 기업가정신(창조적 파괴와 위험담당)을 합리적인 판단을 뛰어 넘어 자기풍요와 자기탐닉과 자기낙천을 추구해 나아가는 '비합리적인 풍요' 또는 '비합리적인 낙천주의'(Irrational Exuberance or Irrational Optimism)로까지 지나치게 돌진한데에 있다고 현대경제학자들은 제창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벗트 쉴러(Robert J. Shiller) 예일대교수는 이 이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서 국민경제성장과 발전에 근본힘이 되는 기업가정신을 올바르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기본자세, 태도가 요청되는 것인지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해답은 바로 기독교사상에서 찾아 낼 수 있겠고, 이는 성경전체에 흐르고 있는 맥인 청지기사상(Stewardship)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청지기사상은 2가지 근본정신을 간직하고 있다.

첫째정신은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그 것을 맡긴 주인이 따로 있다는 정신이다.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김과 같으니"(마태복음 25장 14절)라고 함과 같이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은 그것을 인간에게 맡기워 준 소유주, 주인, 즉 하나님이 따로 있다는 자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맡김을 받은 종은 자기풍요, 자기탐닉, 자기낙천을 위하여 맡기워진 것을 맡기워 진 목적이상으로 비합리적으로 지나치게 추구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기업가정신의 비합리적 추구는 경제침체와 경제위기를 결과하게 된다.

둘째정신은 인간은 맡기워진 것에 그것이 무엇이든 양의 크기에 관계없이 모든 힘을 발휘하여 충성하는 정신이다. 충성할 때에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고 주인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창조적 파괴와 위험담당을 지나치지 않게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하겠다.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마태복음 25장 21절23절).

창조경제가 국민경제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혁신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창의성과 이를 경제관계에서 실현하여 결실을 맺게 해주는 기업가정신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기업가정신의 발휘가 비합리적 풍요나 비합리적 낙천으로 지나치게 치우치게 되면 정보기술거품이나 주택거품같은 경제침체와 경제위기를 가져오게 됨을 2001년과 2009년에 세계경제가 경험한 바 있다.

기업가정신의 올바른 실현을 위해서는 주인정신과 충성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기독교의 청지기사상이 기업가정신발휘를 인도하는 지름길이 되어야 할 것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