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Korea VJ 영상에 찍힌 한 북한 여성과 딸. 돌이 지났지만 영양 부족으로 걸을 수 없는 아이를 데리고 수레를 끌고 짐을 날라 푼돈을 벌고 있다고 여성은 말했다.
북한 인권에 관심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 각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인권영화상영회’가 워싱턴 DC 지역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상영된 North Korea VJ는 운전기사, 무역회사 등에 근무하는 북한 서민들 4명이 직접 기자가 되어 북한 상황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약 40분 영상으로 제작됐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를 찍은 영상 안에는 기차 안에서 보안원과 벌어지는 싸움부터 비쩍 마른 어머니가 돌이 지나도 영양 부족으로 걷지 못하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 흙바닥에 담배 몇 갑을 펼쳐놓고 파는 노인, 단속원에게 항의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여성들, 부모는 죽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꽃제비, 혹한 속에도 야외에서 잠을 청하는 10대 어린이들까지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영상을 찍은 북한 내 기자는 “때로는 내가 왜 북한에서 태어났을까 억울할 때도 있다. 착취가 없고 압박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나는 민주주의의(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 사람이다. 이 일로(영상을 찍은) 잡혀 사형을 당한다고 해도 의롭게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North Korea VJ는 일본인 기자가 18번의 북한 방문에도 실상을 볼 수 없어 북한 내 서민을 오래 설득한 끝에 얻어낸 영상들을 모아 조합한 것으로, 감독은 일본인인 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가 맡고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제작 후원했다.

영화제 공동 조직위원장인 이장호 영화 감독은 “분단도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는 것이 아니겠나. 북한이 처한 역경이지만 남한이 더욱 기도에 열심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부끄럽지만 많은 한국 젊은이들은 북한 인권에 관심이 거의 없다. 이 영화제를 시작으로 북한 인권이 국내보다 해외 성원이 더 커져서 북한에도 압박을 줄 수 있는 좋은 사례를 만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버지니아한인회 홍일송 회장도 영화 상영에 앞서 “한국은 국민소득 2만불 이상으로 잘 살게 되었는데, 그동안 북한 인권에 너무나 무관심하지 않았는가 하는 자각이 든다”며 “미주 모든 단체들이 참여해서 한쪽에서는 굶어죽는 비극적 현실을 타계하는 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 1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는 작년 11월 북한 주민 인권 실상과 개선을 바라는 마음을 영상에 담아 한국에서 2천여 시민들의 관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으며, 당시 상영작은 북한인권영화 제작지원공모전을 통해 제작된 5편의 북한 인권영화와 초청작 5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