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노의 삶과 신앙 깊숙히 전통으로 뿌리 내린 쎄마나 싼타(semana santa, 고난절)와 디아 데 레서렉씨온(dia de resureccion, 부활절)은 국가간, 지역간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예수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주요 골자로 한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속에서 잠시 이 땅에 메시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묵상하는 고난주간은 대부분의 라티노들이 오락과 가무를 끊고 경건한 침묵으로 정지하는 시간이다.

북아메리카의 거대한 멕시코에서부터 남미 아르헨티나와 카리브해 도서국가까지 라틴아메리카는 33개국이다. 그중 중미 과테말라는 주변의 다른 나라보다 기독교인이 많다. 전체 인구 1300만명 중 96%가 기독교인이며 이중 개신교인은 45%를 차지한다. 명목상 크리스챤들이 많아 선교학 용어로 전도지역내 미전도 추수지역으로 불리는 중남미 라틴 아메리카는 전문인 선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지역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운 마지막때에 선교의 초점이 일본, 북한, 중국, 인도, 중동과 아프리카 등 북위 10도-40도에 집중되는 지금에도 라틴 아메리카는 여전히 선교 황금어장임에 틀림없다.

16세초 황금과 향료를 찾아 미지의 땅 중남미에 상륙한 스페인, 포르투갈 정복자와 함께 동행한 캐톨릭 신부들의 포교를 통해 밀알처럼 인디오의 마음밭에 떨어진 기독교는 그후 500년간 아람드리 거목으로 변신했다. 문명세계에 공개되길 거부하던 심심산골의 몽골계 아메리카 인디오 문명의 한복판까지 빠짐없이 포교되어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마야 인디오와 백인의 혼혈인 메스티조가 많은 과테말라의 순박한 농부 약 45%의 사람들이 캐톨릭에서 개종하여 개신교인이 되더니 보수적이고 경건한 신앙훈련을 받고 거듭난다. 주변국가인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멕시칸들보다 더 착하고 성실한 크리스챤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런 연유때문인지 애난데일 노동시장에 오고가는 약 400여명의 라티노 중 과테말라 노동자들의 성품이 제일 온유한 편이다.

과테말라에선 쎄마나 싼타(Semana Santa)를 누구나 할 것 없이 경건하게 보낸다. 평소 낙천적인 성품을 가진 라티노라 할지라도 예수의 수난과 십자가 지심을 묵상하며 조용히 한주간을 보낸다

쎄마나 싼타 주간에는 즐겨 먹던 음식조차 철저히 구별한다. 농사와 축산업이 발달한 과테말라지만 이 기간만큼은 어떤 종류의 육식도 금한다. 고난 당하시는 예수의 살과 피를 기념해서 어떤 종류의 육류와 그 가공품들은 팔지도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 다만 모든 종류의 생선과 어패류는 먹어도 무방하여 고난절 기간에는 고기대신 생선 판매량이 부쩍 늘어난다.

그렇게 고난주간이 성 금요일을 끝으로 지나고 나면 과테말라 전역에선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사심을 온 세상에 알리는 준비로 떠들썩하다. 과테말라 전역에선 일요일 새벽 부활의 소식을 알리기에 전국민이 참여하는 커다란 축제와 소동이 고막을 찢을 듯이 울려 퍼진다

새벽 3시 30분. 모든 사람들이 일찌감치 잠자리에서 일어나 깨끗이 준비한 흰옷을 갈아입는다. 30분간의 준비를 마치고 새벽 4시가 되면 세상 모든 사람이 듣도록 부활의 기쁜 소식을 크게 알린다. 과테말라 전통악기인 마림바는 물론이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악기를 사정없이 두드려 댄다. 악기가 없는 사람은 종, 방울, 양재기 그릇, 플라스틱, 금속으로 된 모든 통� �SPAN lang=EN-US>, 심지어 소뿔을 잘라서 만든 나발, 바닷가에서 주어온 커다란 소라를 불고 두들기며 사망권세를 이기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의 부활을 선포하고 축하한다. 속시원하게 행사를 마친 후 그들은 특별한 아침을 준비하여 온 식구들이 정답게 함께 나눈다.

굿스푼 라티노 교회 교우들이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 앞에서 있을 부활절 연합 새벽예배를 준비한다. 과테말라에서 처럼 온갖 종류의 악기를 불고 두드리며 외칠 순 없지만 다정한 한인 친구들 곁에서 부활의 증인되려는 일에 마음이 공연히 설랜다.(도시빈민선교 & 재활용품 기증 문의: 703-622-2559 / 571-451-7178)

/글 김재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