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 박경진 집사님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57세 생을 하루 남기고 가셨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고 평상시와 같이 본당에서 나오는 길에 그날따라 앞으로 나오셔서 평상 같이 장난기 있는 환한 얼굴로 평상시와 달리 앞으로 나오셔서 악수를 힘있게 하시고 가셨습니다. 예배 마치고 쎌교회 가족들과 함께 교우의 개업예배에 참석해서 먹고 즐기고 좋은 시간 보내다가 집으로 가셨습니다. 잠시 후 집에 도착한 아내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함께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가족 같은 교우가 갑자기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지난 여러해 동안 어김없이 주일 아침 예배와 수요예배 시간에 녹음실에 들어가셔서 실수 없이 빠짐없이 설교를 녹음하고 업로드하여 모든 사람들이 듣도록 변함없는 섬김을 다 하셨던 성도입니다. 또 한편 몇 주 만에 가까이 지내던 동년배 친구 두 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세상을 떠난 소식에 더욱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듯이 가족들에게 닥친 일을 보면서 누구도 위로할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특히 아들의 결혼식을 두 달도 안 남기고, 계획했던 한국 여행과 결혼식 일정을 앞에 둔채 였기 때문에 더욱 더 안타까웠습니다. 며느리가 될 신부가 결혼식 전에 시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비록 결혼식을 올리기 전이라도 가족 명단에는 자부로 올렸습니다. 끔찍하게 사랑했던 딸에게 더욱 더 큰 충격이었습니다. 교회 본당에서 가진 영결 예배 중에서 가장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두 달 만에 쎌 목원 두 사람의 장례를 치러야 했던 목자의 가정에도 큰 충격이 되었습니다. 자녀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새로운 사업의 개업을 준비하는 주간에 닥친 장례로 목자의 아픈 심정과 함께 몰아치는 듯이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합니다. 감히 설명하고 납득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오직 한 가지만 확신할 뿐입니다. 자신의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내어주신 그 분이 반드시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준비하셨으리라는 믿음입니다. 천국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믿음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도우심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믿음입니다. 고통마저도 행복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섭리에 대한 믿음입니다.

이별을 슬퍼 할 뿐입니다. 이별이 슬플지라도 이별이 어디까지나 이별인 까닭은 다시 만날 기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몇 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몇 달이 될지도 모릅니다. 몇 년이 될 수도 있겠지요.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도 그 날이 너무도 멀다고 여겨 슬픔이 터진다면 아직도 하나님보다 인생을 더 의지하는 것입니다.

하늘나라 가신 박경진 집사님과 설교를 녹음하고 업로드하던 일을 여러 해 동안 같은 방에서 함께 했던 이상훈 목자는 두 주 후에 독일로 가게 되었습니다. 3년을 기약하고 떠나는 형제와 쎌목원들이 마지막으로 모여서 석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랜 시간을 친 형제들보다 더 가까이 더 많이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눈 목원들이 눈물짓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래도 3년 후에 돌아와 다시 보자고, 그 때는 목원들도 목자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나누면서 아쉬움을 덜었습니다.

사망의 골짜기를 건너 헤어졌어도 다시 만날 것입니다. 대서양을 건너 헤어졌어도 다시 만날 것을 당연히 기대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