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전라남도 광주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화순에서 개최되고 있는 기독교 대한 감리회 호남 선교연회 평신도 연합집회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 감리교와 장로교 선교사들이 조선 선교의 효율성을 위해 우리나라를 양 교단이 분할하여 담당하기로 하고, 양 교단이 각기 4개도씩 선교 주력 지역으로 맡았는데, 전라도는 장로교 선교 주력지역인 탓에 지금까지도 감리교는 숫적으로 장로교에 비해 적은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감리교회도 많이 부흥이 되어 평신도 연합집회만 하더라도 해마다 500-800명 정도의 교인들이 참석을 한다고 합니다. 이번 집회에도 전라남북도 그리고 광주광역시에 있는 각 감리교회에서 많은 교인 대표들이 참석하여 함께 말씀을 통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새로운 이들과 만나 하나님을 말씀을 나눌 적마다 말씀을 통한 새로운 도전과 은혜를 경험하게 하시는데, 이번에도 전에 깨닫지 못한 새로운 은총을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경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지역에 집회는 물론 방문도 처음이기에 제가 아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집회를 인도하면서 중간 중간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또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은 비단 집회에서 깨달은 것이 아니라 집회를 위해 여행을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이번 집회를 위해 한국에 오면서 뉴욕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뉴욕에서 출발하는 밤 비행기를 타면 한밤중에 출발을 하는 탓에 잠자기가 좋고, 또 한국에 새벽에 도착을 하기 때문에 한나절의 시간을 더 사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게다가 여행을 하는 동안 비행기안에서 다른 이들과 말하는 것보다는 그냥 혼자 잠을 자거나 책보기를 좋아하는 제게는 뉴욕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면 아무래도 워싱톤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여행하기가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서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 바램은 뉴욕 공항 대합실에서부터 어긋났습니다. 비행기 출발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대합실에 있는데 아주 낯익은 사람이 눈에 띄어 자세히 보니 남부 후로리다연합감리교회에서 목회하는 장찬영 목사님이 한국과 중국을 가는데 저와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된 것입니다. 장목사님과는 몇 가지 의논할 일이 있어서 만나고 싶었지만, 그동안 서로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만나지를 못했는데 뜻밖의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뉴욕을 떠나 얼마쯤 비행하는 중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화장실앞에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분이 제게 다가오더니 “Are you Korean”이라고 묻길래, “예”라고 대답했더니, 당신도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서 반갑다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요즘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전보다 많아지기는 했지만 대한항공을 타고 가면서 ‘한국인이냐’는 질문은 처음 들었습니다. 그분이 다시 “어디에서 오시는 겁니까?”라고 묻는데 저는 얼른 “예, 저는 워싱톤에서 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뉴욕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니까 당연히 그 분도 뉴욕에 살고 있을 것 같아 제가 워싱톤에서부터 왔다고 하면 거기서 대화가 끝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자기는 매릴랜드에서 왔다면서, “워싱톤 어디에서 오십니까?”라고 이어서 묻는 것입니다. “아, 예~, 저도 매릴랜드에서 옵니다”라고 했더니, “그러세요? 이거 반갑습니다. 저는 NIH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실례지만 선생님은 뭘 하는지요?”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예, 저는 교회 목사입니다”라고 대답하자, 그분은 다시 어느 교회에서 목회를 하느냐고 물어, 저는 워싱톤감리교회 목사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 위치를 묻길래, 또 자세히 설명하면서 교회가 건축중이라는 것도 부언으로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계속 그분이 묻는 말에 대답만 하기가 좀 뭐해서 이번에는 제가 교회를 다니느냐고 물었더니, 잠깐 동안 망설이더니, “아… 제가 얼마 전까지만해도 교회를 다녔는데, 요즘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습니다”라고 하시는 겁니다.

자신이 다니던 교회가 내분이 일어나서 분열이 되어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래도 교회는 다녀야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그분의 말씀이 교회는 나가지 못하지만 매주 설교말씀은 듣는다고 하면서, 이승우 목사님이라는 분의 설교를 듣고 있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제가 이승우 목사입니다”라고 했더니, 그분이 깜짝 놀라며 CD에서 목소리로만 듣던 분을 직접 만나 너무 반갑다며 악수를 청하고는, “제 집사람도 목사님 설교를 좋아합니다”고 하면서 아내도 제게 소개를 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든지 아니면 알지 못하든지, 또한 우리가 의도적으로 계획을 했든지 아니면 전혀 뜻밖이든지에 상관없이 우리는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번 여행과 집회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