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자유를 위한 한국교회연합(KCC)이 주최하고 북한구원운동이 주관하는 금식통곡기도대회가 29일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에서 열려 ▷북한 내 신앙자유의 회복 ▷중국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20여만 명의 북한동포 해방 ▷북한체제의 변화 ▷북한 지하교인의 탄압과 처형 중단 ▷중국 내 탈북자의 난민지위 허가 등을 위해 기도했다.

기도회 장소에는 북한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전시물이 걸려 있었다. 북한 주민이 윗옷에 적어 남한으로 보낸 구원요청 편지, 두만강을 건너는 탈북자의 사진, 쌀을 훔친 죄로 사형당하는 만화, 하루 식량으로 배급받는 강냉이 몇알 등은 북한의 현 상황의 잔혹성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행사장 한편에서 판매된 ‘장마당 꽃제비’, ‘공개처형현장 목격담’은 5백권이 순식간에 팔려 나갔다.

기도회에는 7백명의 성도가 참석했다. 유석근 목사(알이랑민족회복운동 대표)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예배와 신앙의 자유를 개방하지 않는 김정일이야말로 지독한 보수”라고 지적했다. 유석근 목사가 인도하는 기도회가 끝난 후 성도들은 찬송가 38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를 합창했다.

이번 기도회에서는 특별히 서울교회 찬양대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불렀다. 구슬픈 멜로디와 함께 ‘내 조국 빼앗긴 내 조국, 내 마음 속에 사무치네, 그리운 가락을 울려다오 슬픈 운명의 예루살렘아’라는 가사가 울려 퍼지자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성도들이 보였다.

설교를 맡은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는 “공갈 협박만 일삼는 김정일 정권에 아양을 떨고 비위를 맞추는 집권자들이 존재하기에 북한인권의 비참함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설교에 이어, 부모 모두 북한의 공무원이며 본인도 군에 입대했던 탈북자 홍에스더 씨가 북한의 현실을 털어 놓았다. 그녀의 가족들이 현재 북한에 살아 있기 때문에 기도회에 동원됐던 모든 촬영 장비의 전원이 꺼졌다. 그녀는 “북한은 미군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남한은 미국의 군화 밑에 억압된 것으로 세뇌시킨다. 그러나 통강냉이와 통소금국, 소금절인 배추를 1년동안 먹으며 고된 군 훈련을 하며 세뇌가 깨졌다”고 간증을 시작했다. 그녀는 “꽃다운 나이에 돼지, 염소 한 마리에도 못 미치는 값에 팔려가는 누이가 있는데도 (남한의) 많은 사람들이 김정일을 정상적 인간으로 대하고 있다”고 울부짖었다. 간증 시간 동안 서울교회 곳곳에서 탄식과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북한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통곡금식기도회는 4월 5일부터 6일까지 대구서현교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