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법무부의 '독자 행동'으로 인해 곤혹스런 처지에 몰리게 됐다.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대형통신사인 AT&T와 티모빌의 합병 계획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AT&T가 경쟁사인 티모빌을 인수할 경우 통신시장 경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특정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할 경우 경쟁을 저하함으로써 통신요금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AT&T가 티모빌을 인수하면 3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1위인 버라이즌과 함께 통신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법무부의 소송제기로 인해 기업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점이다. 대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냐고 항변하는 셈이다. 업계의 이런 불만은 2012년 대선을 의식해 최근 친기업 행보를 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이 1일 전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막으려는 공화당 측은 이번 법무부의 소송 제기를 계기로 오바마 정부가 말로만 기업활동을 보장한다면서 실제로는 '큰 장벽'을 설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보수파 그룹인 '크로스로드 GPS'의 스티븐 로 회장은 "오바마 정부는 미국 기업들의 발목을 꼭 붙잡고 있다. 이는 결국 이 나라의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하고 1천400만명의 실업자들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최대 통신업계 노조인 '텔레콤 노조(CWA)측도 법무부의 소송을 비난하고 나섰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현재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티모빌 노동자들을 대거 AT&T 노조에 편입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무산시켰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안팎의 비난에 대해 법무부는 오직 법률적 판단에 의해 필요한 조치를 할 뿐이며 어떤 정치적 변수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