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학생들에게 한국 방식으로 수학을 가르쳤더니 성적이 쑥쑥 오르더군요"


미국 위스콘신대 파크사이드캠퍼스에서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시혜(55.여)씨는 2007년부터 3년동안 위스콘신주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식 수학 교육을 적용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1학년과 2학년 실험집단에 국내 학습지회사가 영어로 만든 교재로 수학을 가르친 결과 연산, 추리력 등 7개 분야에서 고르게 성적이 올랐다.

특히 위스콘신주가 공립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시행하는 'WKCE 시험'에서 75%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이 학교 재학생 가운데 'WKCE 시험'을 통과한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에 비춰보면 괄목할만한 변화였다.

김 교수는 이 연구 덕분에 지난해 대학 측으로부터 종신교수(테뉴어)로 임명됐다. 미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을 높인 공로를 대학이 인정해 교수로서 평생고용을 보장한 것.

파크사이드캠퍼스의 유일한 한인 교수인 그는 2008년에는 '코리안 에듀케이션 펠로우스 프로그램'을 대학 내에 개설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에서 수학과 과학 성적이 우수한 고교생 14명을 이 대학으로 초청해 학비를 대주고, 수학·과학 교사로 양성해 미국내 중·고등학교에 투입하는 프로그램이다.

여성가족부 주최로 울산에서 열리고 있는 2011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김 교수는 31일 "미국 학생들은 수학의 연산 부분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이를 담당할 교사가 부족한 것이 문제였는데,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을 초청해 교사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해결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관점을 바꾸기 위한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는 중국, 일본, 한국사람은 '스트레인저'(Stranger), 이탈리안은 '세틀러'(Settler)로 각각 불리는 차별이 있다"며 "백인 학생들에게 이런 사실들을 알려주고, 서로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길이 세계화하는 지름길임을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건이 허락된다면 미국에 있는 차세대 한인 여성을 위해 멘토링이나 상담, 콘퍼런스나 워크숍 개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학·석사과정을 밟은 후 미국 미시간대로 유학해 유아교육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뉴욕주립대 포틀랜드캠퍼스에서 유아교육학을 강의하다 2005년 위스콘신대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