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샌프란시스코 AP·AFP=연합뉴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미국 외교전문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익명의 소식통을 드러낸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이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12만5천건의 외교전문 중 2천건 이상을 자체 분석한 결과 최소한 14개 소식통이 전문 상에 신분 보호 요청이 있었는데도 신원이 공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관리들은 위키리크스가 이번에 공개한 외교전문의 진위 확인을 피한 채 소식통의 신분 노출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30일 "미국은 비밀 정보의 불법적인 공개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는 우리의 외교활동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개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가안보를 해치며 다른 나라들과 협조 노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어 "공개된 전문들을 세밀히 분석해 국가안보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신분이 노출된 이들에게도 최선의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9일 뉴욕타임스(NYT)는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미 외교전문에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의 이름이 삭제, 편집되지 않고 무더기로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위키리크스는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위키리크스 소식통들이 노출됐거나 노출될 것이라는 주장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FP 통신이 전문 작성자가 '출처 보호'라고 명기한 지난 2003∼2009년 외교전문 중 6건을 임의로 선택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1개 전문에서만 소식통의 이름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처음 공개했던 외교전문들은 언론사들을 통하면서 신분 노출로 위험해질 수 있는 소식통들의 이름이 삭제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최근 공개된 전문들은 그러한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필립 크롤리 전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번 일로)미국 외교관들과 이야기를 해온 사람들이 앞으로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외교 노력에도 차질이 있을 뿐아니라 외교관들을 또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크롤리 전 차관보는 위키리크스에 전문을 유출한 미군 병사에 대한 당국의 가혹한 대우를 비판한 것이 논란이 되자 지난 3월 사임했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외교 전문에서 익명의 소식통들을 노출했다는 미국 관리들이 비판이 제기되고 수시간 후 자신들의 웹사이트가 사이버공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30일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