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이자 2001년 9.11 테러의 주동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을 통해 “정의가 실현됐다”고 선언했다.

미국 정부는 1일 오후 11시 35분(한국시각 2일 오후 12시35분), 이날 빈 라덴이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공작과 특수부대의 은신처 기습공격에 의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한 맨션에서 사살됐으며, 시신도 확보된 상태라고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빈 라덴의 사살 사실과 시신 확보를 공식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전한 약 9분간의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을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미국의 노력에 있어서 가장 큰 성과”라고 표현하고, “앞으로도 미국은 우리의 시민들과 우리의 친구들,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일에 단호할 것이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지금의 우리를 이루고 있는 가치들에 진실할 것이며 오늘과 같은 밤에 우리는 알카에다의 테러에 의해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가족들에게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빈 라덴의 사살은 그가 주도한 9.11 테러가 자행된지 10여년만에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의 성과는 미국의 위대함을 보여주며 미국민들이 어떠한 국민인지를 보여준다”며 “미국은 무엇이든 계획한 것을 이뤄내며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도 자신의 임기 안에 이루지 못한 과업을 달성해낸 오바마 대통령과 미군을 향해 축하 성명을 내고 “이는 미국의 승리이자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세계인들의 승리이며, 2001년 9월 11일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모든 이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되겠지만 미국은 오늘 명백한 메시지를 전했다”며 “그것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든 정의는 반드시 실현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서 “그 무엇도 빈 라덴에 의한 무고한 희생자들을 다시 살려낼 수는 없겠지만, 그들을 잃은 사랑하는 이의 상처를 위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빈 라덴 사살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은 이래로 미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언론들도 관련 기사들을 앞다투어 내보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 등 미 유력 일간들은 “정의가 실현됐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일제히 보도하고, 축제 분위기인 국민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정치적 이슈들로 분열된 나라가 승리의 소식으로 연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9.11 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성조기를 흔들며 “USA”를 연호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주요 언론들은 빈 라덴 사망 소식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들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다. 인터넷에 주요 언론들의 게시판에는 “오랫동안 듣기를 기다렸던 소식이다. 빈 라덴을 죽임으로써 이슬람 테러리즘의 위험을 모두 없앨 수는 없지만 우리는 이를 계기로 더 하나되어 이 끝없는 전쟁에 임해야 한다”, “우리 지도자들로 하여금 약속한 것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제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극단주의에 맞서야 한다”, “이 소식이 테러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모두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영국 더타임즈, 텔레그래프, 프랑스 르몽드, 리베라시옹 등 유럽 유력 일간들도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환영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테러리스트가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보도하는 한편, 이번 빈 라덴 사살까지의 과정을 면밀하게 소개했다.

아랍권 언론들인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는 한편 이번 소식을 전하면서 빈 라덴의 죽음은 알카에다에 큰 타격을 줄 수는 있지만, 빈 라덴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테러리즘은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는 외신들의 전반적인 평가로, 세계 언론들은 빈 라덴 사살에도 불구하고 알카에다를 비롯한 극단주의 테러 단체들의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향후 대처에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