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초 한국의 민주화 운동 속에서 한국 기독교는 어떤 역할을 감당했는가? 한국기독교연구소(The Center for the Study of Korean Christianity)의 제25차 월례포럼은 70년대 민주화 운동 속에서 나타나는 인권의 개념과 한국 기독교의 역할에 관해 논한다.

발제자는 시카고대학교 역사학 박사 과정에 있는 황인구 씨다. 그는 시카고대학의 석좌교수이자 한국근현대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학의 대표적 학자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 밑에서 박사 과정 중이며 이번 발표는 황 씨의 연구를 압축 요약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그에 따르면, 70년대에 대두된 인권의 개념은 전세계적 경향과 한국적 경향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며 이 차이에 기독교적 역할이 분명히 가미되어 있다. 70년대 전지구적 인권운동의 경향은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에서 볼 수 있듯 최소주의의 원칙을 지닌다. 인권의 문제를 개인적 차원의 것, 즉 개인 구원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 한국에 설립된 국제사면위원회의 한국지부(Korean Committee of Amnesty International)는 김재준, 함석헌, 문동환 등 기독교 신학자, 지도자들이 참여했으며 NCCK를 선두로 신앙과 인권 문제를 다루게 된다. 이때 한국의 인권 개념은 당시 세계의 경향과는 달리 최대주의의 원칙을 지니며 인권 문제가 사회적 구원의 형태로서 인지된다. 개인적 인권을 넘어 권위주의적 경제 발전과 산업화, 비인간화와 경제 불평등 등 사회, 경제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황 씨는 인권운동의 방향이 한국에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이유에 관해 “한국의 문제를 국제화하려는 강한 열망의 결과이며 정치참여신학과 사회운동의 초국적 영향과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기독교 내부에서 기독교의 인권운동을 평가한 논의는 많았으나 한국 현대사를 연구한 신진학자에 의해 한국 민주화와 기독교를 논한 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발제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포럼은 CSKC 역사상 최초로 신학교들이 밀집한 하이드팍을 떠나 서버브에서 열린다. 관계자는 “학생뿐 아니라 한인들의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찾아가는 월례포럼’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제는 “7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의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권의 계보학, 그리고 한국기독교의 역할”이며 3월 17일 목요일 오후 7시다. 장소는 미드웨스트교회(1437 W. Oakton St. Park Ridge, IL 60068)다.